일본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본격적인 경기후퇴가 시작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경기후퇴에 대비한 정부의 여러 대책에 대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일본 내각부는 지난 9일, 2008년 7~9월 국내 총생산(GDP)이 0.5% 감소해 지난 4~6월에 이어 2분기 연속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물가변동은 제외한 실질지수로써 연 단위로 환산하면 1.8% 감소한 것이다.
일본 정부는 올해 3분기에 유가를 포함한 원자재 값이 크게 올라 전세계적인 스테그플레이션 현상이 발생해 일본도 그런 흐름을 탄 것 뿐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실제로 같은기간 독일의 GDP도 0.5% 하락했다.
또 경기 침체로 인한 중소기업들의 감산폭이 커 재고량 증가가 둔화됐고 설비투자도 전기대비 2.0%나 감소하는 하는 등 기업활동이 경직된 것도 GDP하락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지난 2분기에는 원자재 값 상승률이 그리 높지 않았음에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고 3분기에는 세계적 경기침체가 본격화되지 않았던 점을 감안했을 때 일본 정부의 분석은 지나치게 낙관적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정성춘 대외경제정책연구소 일본팀장은 "일본 경제는 이미 세계경제 위기와 관계없이 작년 4분기부터 하강국면을 기록했다"며 "수출, 소비, 설비투자, 고용과 같은 중요한 경기지수들도 감소세를 나타냈다"고 말했다.
요사노 가오루 일본 경제재정상이 향후 경제 전망에 대해 말하고 있다. |
일본 내각부도 이번 결과에 대해 "일본 경제가 침체하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로써 일본의 올해 경제성장 목표였던 실질 GDP 1.3% 상승은 공염불에 그칠 가능성이 커졌다.
문제는 올해 4분기서부터 시작되는 내년 경제다.
민간경제기관전문가들은 미국발 금융위기가 세계경제 침체로 확대된 올해 4분기 일본의 마이너스 성장은 확실시 된다고 보고 있다. 게다가 세계 금융시장에 잠재된 위험요소들이 아직 남아있고 2009년에도 뚜렷한 호재가 없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거란 예상이다.
이에 일본 정부는 마이너스 성장을 피하기 위해 세재개편과 고용대책 등 추가 경제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일본정부는 지난 8월과 10월 추가 경제대책을 통해 영세 상인과 소외계층, 운수물류업자들에 대한 보조금 지급, 전국민에 금권형태의 급부금 발행과 같은 소비 자극책을 내놨다. 중소기업에 대한 정부의 지급보증, 신재생 환경 산업 추진 등 경제 안정 및 성장책도 발표했다.
하지만 이 같은 일본 정부의 움직임에 정성춘 연구팀장은 "경제 대책을 안 쓰는 것보다야 하는 것이 당연히 도움이 되겠지만 큰 효과는 없을 것"이라고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정 팀장은 "일본 정부의 여러 경제대책들은 별 다른 효과가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며 "일본 정부는 가계나 기업에 부담 감소와 기업보조를 통한 고용안정책, 주식투자 활성화를 위한 수수료 감소 등과 같은 작은 것들"이라며 "이런 정책은 몸이 아파 수술이 필요한 사람에게 처방약을 조제해 주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게다가 이 대책들 또한 아직 일본 의회를 통과하지는 못한 상황"이라면서 "아소 다로 정권의 인기가 급락해 강력하게 추진할 수 있을 지, 법안이 의회를 통화할 지도 미지수다"라고 덧붙였다.
김유경 기자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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