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무역기구(WTO)가 선진국에 허용되는 '민감품목'의 비율을 하향 조정함에 따라 일본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WTO 도하라운드협상(DDA)의 농업, 광공업 두 분야 교섭의장은 최근 이달 중순 열리는 비공식 각료회의의 기본합의안을 공표했다.
국내 농업 보호를 위해 8%를 주장해 온 일본으로서는 대상조치로 인한 추가비율을 감안해도 최대 6% 밖에 되지 않아 난색을 표명했다.
하지만 글로벌 경제위기로 전 세계적인 경제보호주의가 대두될 것을 우려한 WTO가 DDA협상 타결을 서두르고 있어 일본의 입장은 반영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
그 동안 세계경제 자유화에도 경쟁력이 떨어지는 농업 분야에 보조금을 지원하며 선심성 정책을 펼쳐 온 일본은 값 싼 외국 농산물 대거 유입 가능성에 좌불안석이다.
기본합의안이 본협상에서 통과될 경우 1kg 당 341엔의 수입관세가 붙어 들어오던 수입쌀의 관세가 180~260엔으로 크게 떨어진다. 만약 쌀이 중요품목에서 빠질 경우에는 102엔까지 하락한다.
전통적으로 농민표를 기반하고 있는 집권 자민당은 WTO의 기본합의안에 고심하고 있다. 중의원 선거를 앞두고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어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날 WTO 기본합의안 발표 뒤 전국의 일본 농민들도 집회를 갖고 WTO에 반발하고 나섰다.
미야자키현 농민 집회에 참석한 요코야마 벤 JA미야자키 중앙회 회장은 "일본의 식탁이 위험에 처하게 됐다"며 "외국산 식품은 안전성이 떨어져 안심하고 먹을 수 있겠느냐"며 국민들의 호응을 호소했다.
한편 파스칼 라미 WTO 사무총장은 성명을 통해 "수정된 기본합의안을 통해 농업과 공산품 협상 타결을 위한세부원칙 마무리에 더 접근하게 됐다"며 조속한 협상 타결을 시사했다.
김유경 기자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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