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캐피탈사에 대한 유동성 지원을 추진키로 했다.
김종창 금융감독원장은 11일 여신전문금융업계와의 면담 자리에서 "정부에 유동성 지원을 요청하는 여전업계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관계 부처에 건의하는 등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병구 여전협회장(롯데카드 사장)과 주요 캐피탈사 대표 4명은 이날 오후 김종창 금감원장을 방문해 은행과 증권사 등 채권 금융회사가 보유한 채무의 만기연장과 국민연금의 여전채 및 기업어음(CP) 매입 방안을 건의했다.
캐피탈사들은 장기 회사채 펀드 운용대상에 여전채를 편입하는 방안을 검토해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업계는 자신들이 겪고 있는 유동성 애로가 국내외 자금시장 경색에 따른 것인 만큼 금융당국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원장은 "정부 차원의 지원에 앞서 대주주의 자금지원이나 강력한 자구노력 등 여신전문금융회사의 자체적인 유동성 확보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영건전화, 영업관행 개선 등을 통해 시장 신뢰를 유지할 수 있도록 당부하는 한편 향후 경기악화에 대비해 필요한 경우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 등 손실흡수능력을 높이는 방안을 강구하도록 주문했다.
올해 9월 말 현재 여신전문금융회사인 캐피탈사와 카드사가 채권발행과 차입 등으로 지게 된 채무는 83조6천억 원에 달한다.
50여개 할부금융사는 회사채(27조9천억 원), CP(8조5천억 원), 자산유동화증권(ABS.6조4천억 원), 차입(11조8천억 원) 등 총 54조5천억 원의 채무를 지고 있다.
4개 전업카드사는 회사채(17조5천억 원), CP(2조4천억 원), 자산유동화증권(5조6천 원), 차입(3조6천억 원) 등 총 29조1천억 원의 부채를 안고 있다.
여전사 전체 부채 중 3개월 이내에 만기 도래하는 채무는 캐피탈사 7조7천억 원, 카드사 3조3천억 원으로 총 11조원에 달한다.
이들은 대출 채권 회수와 차환 발행을 통해 만기 채무를 갚아야 하는데 회사채 시장이 얼어붙어 신규 채권 발행이 어려운 상태다.
채권 발행이 가능한 20여개 할부금융사는 올해 7월 6천172억 원, 8월 5천910억 원, 9월에 7천398억 원의 회사채를 각각 발행했으나 지난달에는 1천450억 원으로 급감했다.
카드사는 그나마 채권 발행이 가능하나 금리가 8% 중반까지 뛰어올라 조달비용이 크게 뛰었고 지난달 카드채 발행 규모는 6천400억 원으로 전월 대비 25.6%나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