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체 줄도산 현실화되나)
-신성건설 부도위기 계기 연쇄부도사태 우려감 확산
-미분양으로 인한 자금난에 PF대출 지급보증도 문제
그동안 소문으로만 무성했던 건설업체 '줄도산' 우려가 현실화 되고 있다.
신성건설이 31일 가까스로 1차 부도를 넘기기는 했지만 업계는 우려했던 건설업체 '줄도산'이 현실화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신성건설은 이날 은행 영업마감 시간을 연장해가면서 8시가 조금 넘은 시간, 간신히 55억원을 결제하며 부도위기를 넘겼다.
그러나 1차 부도위기는 넘겼지만 2000억원으로 추산되고 있는 금융권 대출금 등 곧 갚아야 할 금액이 만만치 않아 안심하기는 이른 상황.
신성건설은 강남 사옥 매각 등 자금확보에 나서고 있지만 쉽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강남 사옥 역시 담보가 많이 잡혀 있어 매각협상이 여의치 않다는 소식이다.
△줄도사 현실화되나=건설업체 위기설은 미분양 아파트는 쌓이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은 중단되는 지난 몇 달 사이 급속도로 확산돼 왔다.
여기에 세계 금융위기 등 각종 악재가 겹치면서 결국 올 것이 오고야 말았다는 불안감과 위기감이 증폭되고 있는 것이다.
얼마전 증시에서는 국내 5위권의 D산업이 유동성 위기에 몰렸다는 루머가 퍼지면서 하한가로 급락하는 상황을 맞기도 했다.
워크아웃설이 나돌고 있는 C&그룹 계열 역시 계열 건설사 및 조선소 자금부족의 원인이다.
'10.21부동산대책'에 따라 건설업체들은 이미 보유부동산을 매각하는 등 자구노력을 펼치며 위기탈출을 시도하고 있지만 쉽지많은 상황이다.
신성건설도 당초 M&A(인수합병)를 통해 난국을 돌파하려고 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실제 E건설이 신성건설의 충주 사업장을 방문, 실사를 벌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가격협상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해 결국 협상은 무위로 끝난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유동성 위기를 견디지 못해 매물로 나온 건설사들이 하나둘이 아니다 보니 인수하는 쪽에서 가격을 지나치게 낮게 제시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러한 상황에서는 정상적인 M&A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결국 신성건설의 사례가 국내 중견건설업체가 처한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긴장한 정부 = 중견건설업체들의 부도 위기 소식이 전해지면서 정부도 그 어느 때 보다 바짝 긴장하고 있다.
전 산업에 걸쳐 파급효과가 큰 건설업이 연쇄 부도 위기에 빠질 경우 실물경제의 급속한 침체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내수진작을 통해 경제부양을 하려는 정부의 노력이 자칫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높다.
신성건설이 부도에 직면에 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날 오후 정부가 발빠르게 움직인 것도 바로 이 같은 이유에서다.
신성건설 부도 위기가 알려진 뒤 1시간여 뒤에 국토해양부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 관련당국은 긴급 보도자료를 내는 등 사태 진화에 나섰다. 자칫하다간 줄도산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서둘러 진화에 나선 것이다.
△ 근본적인 해결방안 마련돼야 = 건설업계 위기설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직접적인 원인은 바로 미분양에 따른 자금 경색이다.
건설업체의 자금줄인 아파트가 팔리지 않으면서 돈 흐림이 막힌 것이다.
정부가 밝히고 있는 공식적인 미분양 아파트는 15만7천가구정도다. 지난 7월 16만가구 보다는 3000가구 정도 줄어든 것이다.
하지만 업계에서 추산하고 있는 미분양 아파트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은 25만가구가 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아파트 한 채당 2억원으로 산정할 때, 미분양에 묶인 돈만 해도 50조원에 이른다.
개발사업을 위해 빌린 부동산PF대출 잔액도 73조원을 웃돈다.
건설업체들이 대부분 지급보증을 선 상황이기 때문에 때에 따라서는 책임을 떠안을 수도 있다.
만약 금융위기에 시달리는 금융기관이 돈 줄을 죄어버리면 그 순간 모든 것이 끝나버릴 정도로 아슬아슬한 상황을 이어가고 있다.
정부가 '도덕적 해이'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여러차례 건설업체 지원에 나섰지만 아직까지 효과를 거두기 못하고 있다.
업계는 오히려 미온적이고 때 늦은 정책으로 계속해서 정책이 실기(失氣)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시장에서 건설업체 줄도산 사태에 대한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것이 바로 이 때문이다. 따라서 미봉책이 아닌 근본적인 해결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