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신용위기 사태가 전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가운데 동유럽 주요국인 우크라이나가 결국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받기로 결정했다.
IMF는 국제적인 신용시장 혼란과 동유럽을 휩쓸고 있는 경기침체에 따라 우크라이나에 165억 달러(약 21조원)의 구제금융을 지원하기로 합의했다고 26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로써 우크라이나는 동유럽 국가 중 IMF 구제금융을 받는 첫 국가라는 오명을 면치 못하게 됐다.
사진: IMF는 우크라이나에 165억달러의 구제금융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사진은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예프. |
IMF는 이번 구제금융이 24개월 조건으로 결정됐다면서 주로 위기에 빠진 우크라이나의 은행권에 투입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유럽은 현재 총체적인 위기에 빠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발 신용위기 사태로 선진국 경제가 침체에 빠지면서 이머징마켓 주식, 채권을 비롯해 통화에 대한 매도세가 일고 있는 것이다.
로얄뱅크오브스코틀랜드의 티모시 애쉬 이머징마켓 리서치 책임자는 "지금 동유럽은 돈이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전체적인 상황이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IMF 자금이 통화 안정과 금융권의 구조조정, 민영화 작업을 순조롭게 진행시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빅토르 유시첸코 우크라이나 대통령 역시 경제는 물론 정치적인 위기에 봉착해 있다는 평가다. 우크라이나의 주요 수출품인 철강 가격이 급락하고 있는 가운데 통화가 급락세를 나타내면서 수출입 모두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다.
전체적인 경제위기로 금융권 역시 초토화된 상태다. 우크라이나 중앙은행은 지난 7일 프롬인베스트뱅크에 8억3000만달러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또한 금융권 안정을 위해 현행 5만 그리브나까지 적용했던 예금 보증을 10만 그리브나까지 확대할 계획을 밝혔다.
한편 IMF는 헝가리 정부와도 구제금융을 지원키로 결정하고 발표를 앞두고 있다고 밝혔다.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IMF 총재는 27일 성명을 통해 "이는 헝가리 경제의 단기적 안정 회복과 중장기적 성장의 발판이 될 것"이라며 “헝가리에 대한 '중대한 구제금융 계획'이 곧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은 지난 이틀에 걸쳐 양측간 고위급 회담을 통해 모든 장애물이 제거됐으며 헝가리 정부는 이번 주 중 최종 합의에 서명한 뒤 이를 공표할 것이라 전망했다.
김나현 기자 gusskrla@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