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동상이몽 양상으로 전망 순탄치 않을 듯
이봉화 보건복지가족부 차관의 쌀직불금 부정수령 의혹 문제로 불거진 쌀 직불금 파문이 감사결과 은폐 및 참여정부 개입 의혹으로 확산되면서 하반기 정국 최대 이슈로 자리 잡았다.
여야 원내대표는 지난20일 우여곡절 끝에 ‘쌀 직불금’ 국정조사를 실시키로 합의하면서 그 전망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러나 여야 모두 쌀 직불금 부당 수령 사태에 대한 실체와 책임론을 규명하겠다며 벼르고 있지만, 여야가 정조준하는 칼끝이 전.현 정부라는 서로 다른 방향을 겨누고 있는 등 벌써부터 `동상이몽' 양상을 보이면서 전망이 순탄치 않아 보인다.
◇ 전.현 정권 연관 및 증인신청 문제=쌀 소득보전 직불금 국정조사의 핵심 쟁점은 직불금 부당수령과 전.현정권의 연관 문제이다.
한나라당 주호영 원내수석부대표는 21일 "노무현 정권 당시 감사 결과를 왜 덮었는지 집중 추궁할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감사원의 비독립성 문제와 직불금제 자체의 부실 문제 등도 지적돼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은 사의를 표명한 이봉화 전 보건복지가족부 차관 문제로 쌀 직불금이 도마위에 오른 만큼, 현 정권 인사들의 직불금 부당 수령 문제를 집중 지적할 방침이다.
민주당 서갑원 원내수석부대표는 "부정하게 직불금을 수령한 고위 공직자, 사회 지도층 인사들을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면서 "현 정부에도 이런 문제들이 보고가 됐다는데, 지금까지 제도 개선을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도 따질 것"이라고 밝혔다.
증인 신청에 있어 한나라당은 노무현 전 대통령을 포함해 전윤철 전 감사원장 및 당시 감사 담당관들, 이호철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청와대 참모, 당시 농림부 관계 국장 등을 대거 증인으로 신청할 방침인 반면 민주당은 이 전 차관을 비롯해 직불금 수령 사실이 확인된 한나라당 현직 의원들에 대한 증인 신청으로 맞불을 놓을 계획이다.
◇순탄치 않을 것 같은 국정조사=`쌀 직불금' 국정조사가 실시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아 그 전망은 그리 밝지만은 않다.
여야는 `국정조사의 조속한 실시'라는 큰 원칙에만 합의한 상태여서 당장 구체적 후속절차를 논의키로 한 22일 원내대표 회담에서부터 난항이 예상된다.
국정조사 시기의 경우도 한나라당은 11월 중순을 제안했으나 민주당과 자유선진당은 국감 직후부터 바로 국조 준비절차에 착수해야 한다며 한템포 더 서두르고 있다.
진통 끝에 국조 특위가 구성,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가더라도 증인 채택과 조사기관 선정 문제를 시작으로 신.구 정권 책임론을 둘러싼 힘겨루기와 정치공방 양상으로 흐르면서 `제2의 쇠고기 국조'로 전락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쌀 직불금 국조가 정쟁 수준을 넘어 실체 규명에 접근하느냐 여부의 `키'는 명단 공개 여부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가 이달말 완료를 목표로 진행 중인 직불금 수령실태의 1차 전수조사 결과에 이목이 쏠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여야가 명단 공개 범위를 놓고는 상당한 온도차를 보이고 있는 만큼 전망을 낙관하기만은 힘들어 보인다.
이처럼 곳곳에 암초가 드리워지면서 국조 특위가 결과보고서 채택이라는 종착역까지 안착할지도 미지수이다. /안광석 기자nov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