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무위원회는 16일 금융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금산분리 완화 논란에 대해 여야간 날선 신경전을 벌였다.
여야는 또 이날 주가가 폭락하고 환율이 급등하는 등 금융시장이 요동친 탓에 금융위기 관리시스템을 중심으로 대책 마련을 촉구하기도 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외국자본에 의한 국내 은행 잠식을 막고 국내 자본의 자생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금산분리 완화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한 반면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을 비롯한 야당은 재벌의 시장 지배력을 강화시켜주는 친재벌 악법이라고 맞섰다.
한나라당 김용태 의원은 "한국의 규제는 미국의 규제보다 훨씬 엄격한 것으로 이는 세계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것"이라며 "국내은행에 대한 외국 자본의 무차별 사냥으로 금융 산업의 발전을 원칙적으로 봉쇄하고 있다"며 금산분리 완화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한나라당 이사철 의원도 "외국자본과 토종자본의 역차별을 해소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고 토종자본을 키우기 위해서는 은행의 소유 제한을 일부 완화할 필요가 있다"며 금산 분리 완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반면 민주당 박선숙 의원은 "금산분리 완화는 재벌이 은행을 개인금고처럼 쓰자는 것"이라며 "금산 분리법 개정안은 삼성 특혜법 또는 대기업 특헤법이라고 규정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도 "금융위기의 세계화 시대에 남들은 다 규제를 강화하는데 우리나라만 나홀로 규제 완화를 하고 있다"며 "금산분리 완화는 재벌에게 기존 사업 지배력을 유지 강화시켜주는 동시에 은행 부문 지배권까지 허용해주는 친재벌 악법"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전광우 금융위원장은 "금산분리 완화를 포함한 규제 완화 프로그램은 우리 금융산업의 체질을 강화하는 노력이기 때문에 시장 안정화와 상치되는 것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이어 여야 의원들은 최근 미국발(發) 금융위기에 대한 대응책이 부실하다고 추궁했다.
한나라당 이한구 의원은 "국제금융시장에서 위기가 발생하면서 한국이 취약한 점이 노출됐다"면서 "외환시장이 경제규모에 비해 너무 작아 위기에 대처하기 어렵고 정부가 개입한 책임이 크다며 국내 금융시장이 국제적으로 연계가 잘 되도록 서둘러야 한다"고 제안했다.
같은 당 이진복 의원은 "지금 세계는 '총칼 없는 경제전쟁'이 벌어진다고 하는데 외환리스크 매뉴얼조차 제대로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민주당 홍재형 의원은 "금융정책 당국자들끼리 금융위기가 언제까지 갈 것인지에 대해 공감대를 갖고 준비해 국민에게 신뢰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서혜승 기자 harona@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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