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 리포트] 중소기업 경쟁력이 곧 국가 경쟁력

2008-10-16 10:59
  • 글자크기 설정

대만정부, 중소기업처 통한 다각적 지원 지역자원 분배와 전통기술 전수에 유리

마잉주 총통의 취임 이후 양안 관계 개선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대만 경제의 힘은 무엇일까. 빈약한 자원과 수출 중심의 경제구조는 한국과 대만 경제의 공통된 특징이다. 그러나 한국의 대기업 중심형 경제구조와 달리 대만은 중소기업 중심의 경제구조를 갖고 있다.

 

대만은 노동집약적 토착산업과 섬유산업 등의 경공업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면서 인플레이션 억제, 상품가격 안정화, 소득격차해소 등의 경제정책을 통해 중소기업의 생산성 향상과 품질 고급화에 힘써왔다.

 

아시아 금융위기시 한국에 비해 대만의 타격이 적었던 것은 한국의 재벌기업들이 외부 차입에 의존하여 사업을 확대했던 것과 달리 대만의 중소기업들은 가족, 친척, 친구 등 주변 인간관계에 의존하여 자금을 조달했기 때문이었다. 

   
 
지난 6월 개최되었던 컴퓨텍스 2008에는 에이서, 아비트, 기가바이트, 비아 등 대만의 수많은 중소기업이 참가했다. 전시장이 많은 바이어들로 붐비고 있다.

 

   
 
지난 6월 3일 컴퓨텍스 타이페이2008에 참가한 아수스(Asus)의 부스전경. 이 전시회를 통해 공개된 아수스 P5Q시리즈는 지난 10일 판매량 150만대를 돌파했다.

세계은행은 동아시아의 기적을 이룬 국가들 가운데 대만의 중소기업 정책이 가장 큰 성공을 거두고 있으며, 이러한 정책 외에도 “라오반(老板)”이라고 불리는 대만국민의 독립성향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한바 있다.

 

구체적으로는 첫째, 기간산업 부문에서 장기간 관영자본의 우위가 지속되고 있는 점을 들 수 있다. 철강, 석유화학, 금융 등의 기간산업은 수입대체공업화의 시기에 정부의 보호 하에서 육성되었고 민영화가 시작된 최근에 이르기까지 국영기업이 지배하고 있었다.

 

둘째, 외국계 기업과 지방 중소기업간의 협력이다. 대만 수출산업이 성장한 이유 중의 하나로 일본의 상사와 미국의 소매업 등이 조달과 마케팅을 담당함으로써 대만 중소기업들은 국제 하청형 산업으로서의 생산기능을 특화 할 수 있었던 점을 들 수 있다.

 

셋째, 중소기업에 의한 신축적인 분업이다. 대만에는 부품산업이 집적되어 있고 설계개발이나 마케팅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들이 존재한다. 이러한 기업들간의 분업은 경기에 따른 주문 변동에 유연하게 대처하게 하는 동시에 낮은 비용으로 생산이 가능하게 한다.  신축적 분업의 존재는 해외시장에서의 생산이나 해외기업의 하청생산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한다.

 

지난 9월 대만 중소기업처에서 발표한 “2008년 중소기업 백서”에 따르면 2007년 말 기준 대만 중소기업은 123만7000개로 전체 기업형태 중 97.63%를 차지한다.

 

대만의 중소기업은 행정원에서 수정 공표한 “중소기업 지도준칙” 제4조에 의해 ①제조업, 가공업, 수공업으로서 납입 자본금이 4000만 대만달러 이하이거나 총자산이 12000만 대만달러를 초과하지 않는 기업, ②수출입업, 상업, 운송업 및 기타 서비스업으로서 총 판매액이 4000 대만달러 이하인 기업, ③광업으로서 불입 자본금이 4000 대만달러 이하인 기업을 의미한다.

 

대만경제 발전에 있어 규모의 경제는 중요하지만 지역자원의 분배와 전통생산기술의 발휘 등의 관점에서 볼 때 소규모 경영이 유리한 경우도 많다.

 

즉 중소기업은 특별한 기술이 필요한 사업이나 특수한 수요층을 상대로 하는 사업의 경우와 같이 대규모 이익 실현이 불가능한 영역을 보완해준다.

 

또한 중소기업의 이익추구는 경제적 안정제로 작용하기도 한다. 대기업에 의해 형성되기 쉬운 독점을 예방하고 기업들에 대해 자극과 경쟁을 부여함으로써 산업의 활성화하고 소비자 이익을 도모할 수 있다.

 

대만정부의 중소기업 지원정책은 민생주의에 바탕을 두고 있으며, 민생의 안정과 균형 있는 소득분배를 목표로 한다.

 

대만의 중소기업 지원책은 1979년 12월 국민당 전당대회에서 ‘1980년~1989년 경제발전 지침’을 수립하고 전통적 노동집약산업의 현대화를 위한 중소기업 육성, 생산성제고, 국제경쟁력 강화 등의 목표를 제시함으로써 더욱 구체화 되었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대만정부는 중소기업 지도기관으로 경제부와 중소기업처를 설치하여 중소기업 관리의 합리화, 생산기술의 현대화, 기업환경의 개선, 중소기업 경쟁력 제고를 꾀하고 있다. 

   
 
대만정부는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지원책을 제공하고 있다. 중소기업처가 속해있는 대만 경제부 청사 모습.

 

대만의 중소기업처는 금융, 경영관리, 생산기술, 마케팅의 4개 분야에서 유관기관들이 종합적인 지원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구체적인 지원내용에는 (1)중소기업 발전방법연구, (2)유관기관 및 산하기관의 중소기업 지원 촉구, (3)법률적, 행정적, 세제 지원, (4)중소기업 관리 개선과 품질관리 실시가 있다.

 

재정부에서는 소속 금융기관들이 상호 협조하여 중소기업에 대한 융자업무를 관할하며 경기흐름의 변화나 자연 재해 발생시 특별 대출을 제공한다. 또한 중소기업은행의 중소기업신용보증제도 등을 통한 고문기구를 통해 기술과 경영관리능력 향상을 위한 지원도 하고 있다.

 

1991년에 제정된 중소기업발전조례는 중소기업 정책의 목표로서 ①양호한 경영환경의 정비, ②제조업자의 효율화와 생산성 향상, ③서비스업과 상업에 종사하는 기업의 경영 근대화와 서비스의 질적 향상을 권장하고 있다. 또한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금융, 경영, 생산기술, 연구개발, 정보관리지도, 산업안전, 공해방지, 시장지도 등 8가지의 지도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지식경제부의 한 관계자는 “지원규모나 정책적인 면에서는 우리정부의 중소기업 지원책이 더욱 강하다"면서도 "대만에는 정부가 리스크를 부담하면서 중소기업에 자금을 제공해주는 창업투자펀드가 있어 경쟁력 향상에 큰 힘이 되고있다"고 말했다.  또한 “대만 중소기업들은 전세계 6000만 화교 네트워크를 사용할 수 있어 글로벌 기업으로 발전하기에 유리한 환경에 있다”고 덧붙였다.


서혜승 기자 harona@ajnews.co.kr
<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