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로 고전하고 있는 항공업계에 영업실적 악화현상이 현실화되어 나타나고 있다.
7일 항공업계 및 증권가에 따르면 국적항공사 뿐 아니라 국내 취항중인 외국항공사들의 올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대략 15∼20%정도 상승한 반면, 영업실적은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중순경 상반기 실적을 공식 발표할 예정인 대한항공의 경우 증권가의 전망치에 따르면 상반기 매출이 전년대비 약 15% 증가한 약 4조5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전년동기의 2268억원 흑자에서 약 800∼1100억원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영업실적 악화를 가져온 가장 큰 원인은 지난 2분기 유류비 평균단가가 전년대비 약 70%정도 올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의 올 상반기 매출도 전년대비 17.2% 상승한 2조195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166억원으로 전년도의 642억원 대비 74.1%나 떨어졌다. 영업이익률도 전년동기보다 2.9%P 낮아졌다.
아시아나항공이 발표한 상반기 실적에 따르면 이 기간동안 급유단가는 무려 45.3%나 증가하면서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유류비 비중이 10% 가까이 높아졌다.
실제 지난 1분기 중 전체 매출에서 유류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6.9%였으나, 2분기에는 35.4%를 점유했다.
아시아나항공측은 “급유단가가 상승하는 등 연료유류비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화물 수송실적에서 전세계 3위를 차지한 캐세이패시픽항공도 올 상반기 매출은 전년보다 늘었으나 영업실적은 더 악화됐다.
캐세이패시픽은 수송 승객수가 전년대비 13.7% 증가한 1250만명을 기록하는 등 올 상반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대비 22.6% 상승한 총 424억 4800만 홍콩달러(한화 약 5조 5263억원)를 올렸다.
그러나 영업실적은 2007년 상반기의 25억 8100만 홍콩달러(한화 약 3360억 2000만원) 순이익에서 6억 6300만 홍콩달러(한화 약 863억 2000만원)의 순손실로 돌아섰다.
캐세이패시픽항공은 상승하는 유가에 비해 유류할증료 상승분이 이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에 순손실이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캐세이패시픽항공의 크리스토퍼 프랫 회장은 “항공업계는 100달러가 넘는 유가에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박용준 기자 sasori@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