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이 정부의 규제완화 발표에도 불구하고 1년 2개월만에 최대폭으로 하락했다.
규제완화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언급되지 않은 데다 매수세를 자극할 만한 세제 및 용적률 완화 등의 정책이 뒷받침되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7일 부동산정보업체 스피드뱅크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지역 재건축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은 -0.61%로 지난해 5월 이후 1년 2개월만에 하락폭이 가장 컸다.
정부는 지난달 초 조합원지위 양도금지, 소형주택건설 의무비율, 재건축 초과이익 부담금 등에 대한 대규모 규제완화 방안을 내놨다. 하지만 구체적인 규제완화 시기는 물론 실제 거래와 관련된 금융ㆍ세제 및 용적률 완화 여부 역시 불투명해 실질적인 효과를 기대하기엔 무리라는 지적이 많다.
지역별로는 대규모 입주 물량이 있는 송파구 잠실 일대를 중심으로 하락세가 완연했다. 7월 한달새 송파구는 3.76% 하락, 내림폭이 가장 컸고 이어 강동구(-2.09%) 강남구(-1.57%) 서초구(-0.29%) 등지의 순이었다. 이들 강남 4구는 4개월 연속 약세다.
송파구의 경우 재건축 단지들이 전반적으로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잠실동 잠실주공 5단지의 경우 극심한 매수침체가 이어지면서 119㎡가 한 달새 1억원 급락한 12억~12억5000만원선이다. 조합원 추가분담금 문제로 사업이 제자리 걸음을 걷고 있는 가락동 가락시영 1차 56㎡도 같은 기간 2000만원 내린 6억~6억2000만원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강북권에서는 노원구만 유일하게 0.24% 하락했다. 반면 관악구(3.89%) 중랑구(0.55%) 강서구(0.52%) 등지는 강세를 기록했다.
김충범 스피드뱅크 연구원은 "정부의 규제완화 방침이 불투명한 데다 강남일대 대규모 입주물량까지 맞물려 서울 재건축시장은 당분간 약보합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다만 정부가 재건축 규제완화 방안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고 세금 및 각종 규제들에 대한 완화정책이 추가로 마련될 수도 있어 시장이 반등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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