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와 LG데이콤이 그동안 인터넷전화 가입자 가운데 기업고객에게는 저렴한 인터넷전화기를 일반 가정에는 고가 단말기를 구매해야 사용할 수 있는 인터넷전화 서비스를 제공해 왔던 것으로 밝혀져 물의를 빚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KT와 LG데이콤은 인터넷 전화 서비스를 신청하는 일반 고객에게 7만~14만원 상당의 전화 단말기를 판매해 왔다. 소비자 입장에서 단말기를 구입하지 않으면 서비스가 불가능했기 때문에 기존 전화기를 버리고 새 전화기를 살 수 밖에 없었던 것.
하지만 기존 전화기로도 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기술은 오래전에 개발된 범용 기술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같은 사실은 초고속인터넷 고객 정보 유출로 40일간 영업정지를 당했던 하나로텔레콤이 기존 전화기로 사용이 가능한 인터넷 전화서비스를 시작하겠다고 밝히면서 드러났다.
하나로텔레콤측은 "아날로그 음성신호를 디지털 신호로 전환해주는 어댑터(CPG)만 설치하면 초고속 인터넷망을 통해 일반전화기로도 서비스가 가능하다"면서 "이는 범용화된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어댑터의 가격은 4만원대여서 문자메시지 등 부가 서비스를 쓰지 않고 음성통화만을 이용하는 소비자입장에서는 굳이 비싼 인터넷전화 전용단말기를 사지 않아도 통화요금과 기본요금이 싼 인터넷 전화를 선택할 수 있었다는 얘기다.
일반 전화요금의 기본료는 월 4500~5200원, 휴대전화에 거는 요금은 10초당 14.1~14.5원인데 반해 인터넷 전화는 기본료가 2000원, 휴대전화 통화는 10초당 11.7~13원으로 가격 차이가 난다.
KT와 LG데이콤은 그동안 음성만을 사용하는 인터넷 전화서비스를 기업고객에게만 제공해 왔다.
KT측은 "인터넷 전화는 초고속인터넷망을 사용하기 때문에 생활정보, 문자 전송, 영상통화 등 다양한 부가 서비스가 가능해 사업전략을 인터넷 전용 단말기에 맞췄다"고 해명했다. 또 LG데이콤 관계자는 "일반 고객이 기존 전화기로 인터넷 전화를 쓸 수 있는 어댑터를 현재 테스트중"이라고 말했다.
경실련 시민권익센터의 윤철한 부장은 "두 회사가 관련 기술 개발을 완료했음에도 이익만을 내세워 소비자들에게 이를 감춰왔다면 지나친 장삿속으로 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난달말 현재 LG데이콤의 인터넷 전화 가입자는 80만명, KT는 20만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