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찌민리포트] 인플레 폭풍에 서민 경제 직격탄

2008-08-07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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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가 폭등으로 서민 경제 여파 확산 오토바이 합승, 버스 이용 확대

베트남 석유 값 폭등의 여파가 기업은 물론 서민 생활 전반에 걸쳐 확산되면서 곳곳에서 비명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과거 좀처럼 보기 힘들었던 오토바이 합승 또는 자전거 이용자가 거리로 쏟아져 나는가 하면 기업들도 에너지 소비를 줄이기 위해 관련 시설 교체에 나서는 등 기름 값 아끼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사진설명: 휘발유 값 급등으로 최근 호치민 시내 오토바이 대리점들이 매출 감소로 울상을 짓고 있다>
베트남 정부는 지난달 21일 석유류 가격을 31% 대폭 인상키로 결정하고 종전 리터당 1만4천500동 하던 휘발유 가격을 1만9천동까지 올리고 디젤 가격도 1만5천950동으로 인상했다.

베트남은 그동안 물가 상승 등의 우려로 석유 값 소폭 인상에 그쳤던 점을 감안했을 때 정부의 이번 결정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조치로 향후 물가에 상당한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호치민 시 빈 떤(Binh Tan)군에 살고 있는 H씨는 평소 아내와 2대의 오토바이를 이용해 출근했지만 기름 값이 오르자 1대의 오토바이에 합승해서 출근 하고 있다. 합승을 하게 되면 매월 약 50만 동(약31달러)가량을 절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H씨는 “아내와 직장이 5km나 떨어져 있고 근무 시간도 서로 달라 지금까지 2대의 오토바이를 사용했지만 기름 값이 너무 올라 불편하더라도 합승을 할 수 밖에 없는 형편”이라고 토로했다.

10군에 사는 N씨는 아예 집에 오토바이를 두고 버스로 출퇴근을 하고 있다. 기름 값이 오르며 주차비를 포함해 매월 34만 8천동(약22달러)이 소요되지만 버스를 타면 13만동(약8.1달러)을 절약할 수 있다는 것.

호치민 시내 오토바이 판매점들은 비수기에다 기름 값 급등까지 겹치며 매출이 크게 떨어져 울상을 짓고 있다.

오토바이 판매점들이 몰려 있는 호치민 시 푸년(Phu Nhuan)군의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석유 값 인상 발표 이후 고급 오토바이 판매율이 30%이상 감소했으며 일반 오토바이의 판매도 크게 줄었다.

SYM모터바이크 직원인 빈(Binh)씨는 “기름 값이 오르기 전에는 하루에 20~30대 가량 팔렸는데 이제는 하루 2~3대도 힘든 실정”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오토바이 인기가 떨어진 반면 전기자전거의 매출은 급증하고 있다.

푸미흥에 사는 직장인 박모씨도 얼마 전부터 1군에 위치한 사무실로 출근하기 위해 택시 대신 집 근처 셔틀 버스를 이용하기 시작했다.

박씨는 “유류 값 인상으로 택시비까지 오른 통에 하루 30만동 가량 드는 교통비를 감당키 어려워 어쩔 수 없이 버스를 타고 다닌다”고 말했다.

고질적인 전력난에다 유가 급등의 이중고를 겪고 있는 기업들도 에너지 절약에 힘을 쏟고 있다.
   
 
베트남 정부의 특소세 인상 방침으로 지역의 상당수 가내 공업 맥주 생산업체가 어려움에 처할 위기에 놓여있다.

호치민 시내의 마제스틱 호텔의 경우 최근 기존의 전기 온수 시스템 대신 태양열 온수 시스템으로 교체했다. 호텔 측은 이번 시설 교체로 연 20.8%의 에너지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한편 물가 폭탄에다 베트남 정부가 특별소비세(특소세) 법안을 조정할 계획이어서 파문이 일고 있다. 특소세 개정과 관련 전문가, 변호사, 기업 대표들의 항의가 거세지고 있다고 베트남 투데이가 현지 언론 연찌(Dan Tri) 보도를 인용해 전했다.

베트남 정부가 밝힌 특소세 법안 초안에 따르면 24인승 이하 승합차와 화물차, 담배, 175cc이상 오토바이, 비행기, 유람선 등을 적용대상에 포함시켰다. 단 상업목적으로 수입된 비행기와 유람선은 적용대상에서 제외됐다.

자동차의 경우 배기량을 기준으로 2000cc미만의 10인승 자동차는 50%, 2000cc~3000cc는 60%, 3000cc이상은 70%의 특수세가 적용된다.

10인승~16인승, 16~24인승은 종전대로 30%와 15%가 각각 적용되며 175cc이상 오토바이 및 비행기, 유람선은 20%가 적용된다.

카지노, 경품 오락은 현 25%에서 30%, 골프장은 10%에서 15%로 각각 인상됐다. 또 주류는 알콜 도수 20도 이하 20%, 20도 이상 55%로 조정되고 맥주는 50% 적용될 예정이다. 이번 조정안은 당초 2009년 4월부터 시행할 예정이었으나 기업 조정 기간 등을 고려했을 때 2010년 1월부터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관련 전문가와 기업인들은 이 같은 정부 안에 대해 크게 반발하고 있다.

특소세에 대한 개념 정립은 물론 특별 상품의 소비, 대상 등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는 것.

응우엔 티 꾹 전 국세청 부청장은 175cc이상 오토바이를 특소세 적용 대상에 포함하고 상용 목적으로 수입된 비행기, 유람선 등이 대상에서 제외 된 것은 불합리하다고 주장했다.

또 한 기업인은 맥주 특소세를 50%로 상향 조정할 경우 가내 공업 생산 업체 수 천 개가 파산될 것이며 수 만 명이 일자리를 잃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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