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대출확대 등 몸집 늘리기에 몰두해왔던 시중은행들이 하반기에는 '내실경영'을 선언했지만 7월에도 대출 확대에 급급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5일 한국은행과 시중은행들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예금은행의 총 예금 잔액은 569억8837억으로 6월보다 52조4438억원 감소했다.
저축성예금 잔액은 전달보다 3조2213억원, 요구불예금은 2조2225억원이 각각 줄었다.
은행별로 국민은행의 7월말 총수신 잔액은 169조6234억원으로 전월말보다 1조6899억원 급감했다. 한달동안 요구불예금에서 1조9519억원이 빠져나갔고 저축성예금도 877억원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같은 기간 시장성예금은 1조2122억원이 증가했다.
신한은행도 7월말 총수신 잔액이 전달보다 8455억원이 줄어든 117조5444억을 기록했다. 시장성 예금이 621억원이 늘었지만 요구불예금은 1조3826억원이나 줄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7월에 부가세 등 각종 세금 납부와 함께 7400억원 가량의 공공기관 예금이 중도 해지돼 총수신이 줄었다"며 "실질금리가 낮다 보니까 정기예금이 시장성예금으로 이동했다"고 말했다.
은행들의 수신이 큰 폭으로 줄어든 가운데 원화대출은 중소기업 대출 급증 등의 영향으로 오름세를 보였다.
국민은행의 원화대출 잔액은 전달보다 1조6000억원 이상 늘어나 7월말 기준 170조739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총수신 잔액을 웃도는 수치로, 국민은행의 총 수신과 원화 대출이 역전된 것은 올 들어 처음이다.
중소기업 대출 잔액이 한달동안 9142억원 늘면서 60조원을 넘어섰고, 여기에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5590억원이 증가하면서 70조5453억원을 기록, 사상 최대치를 나타내면서 역전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신한은행도 중기대출과 대기업대출이 각각 6317억원과 2331억원이 늘면서 전체 원화대출 잔액이 한달 동안 1조2150억원 증가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수신이 대출을 밑돌 경우 금융채 등 시장성 수신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수밖에 없다"며 "이는 곧 시장금리와 연계된 대출금리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고 말했다.
변해정 기자 hjpyun@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