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매출이 저조했던 탄산음료가 제 2의 전성기를 맞을 만큼 인기가 두드러지고 있다.
콜라, 환타, 암바사 등 90년대 후반까지 음료 시장의 선두에 있었던 탄산음료. 그러나 웰빙의 바람에 지난해까지만 해도 차, 커피, 과일 음료 등에 밀려 매출 성장 폭이 줄었었다.
이랬던 탄산음료가 올 여름 크게 약진해 예전의 명성을 다시 누릴 것으로 보인다.
5일 신세계 이마트는 지난 달 탄산음료의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 신장률은 19.6%로 전체 음료 매출 신장률인 10.9%를 훨씬 웃돌았다고 밝혔다. 이는 과즙음료(12.3%), 차. 이온음료(-8.2%)보다 높게 나타난 수치다.
신세계 이마트 마케팅팀의 방종관 부장은 "예년보다 더한 폭염과 불확실한 경기 상황이 이어지면서 청량감이 강한 탄산 가미 음료를 많이 찾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탄산음료는 지난해의 경우 7월 매출 신장률이 -6.6%였다. -2.7%를 기록한 과즙음료나 22.2%의 높은 신장률을 보인 차. 이온음료에 비해 훨씬 뒤처졌던 터였다.
탄산음료는 지난 5월과 6월에도 지난해 대비 매출 신장률이 각각 11.7%, 7.8%를 기록했다. 지난해 동월의 -14.7%, 2.6%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올 들어 계속해서 좋은 실적을 올리고 있다.
해태음료의 경우 웰빙 탄산인 ‘월드 리후레쉬 진저에일’ 등을 선보여 올해 5, 6월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이 5.44% 증가했다.
8월 1∼3일 과즙음료 매출은 10.5% 신장에 그쳤으나 탄산음료는 지난해 대비 26.3%로 훨씬 더 높은 신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와인 부문에서도 탄산이 가미된 ‘스파클링 와인’이 올해 큰 인기를 끌어 ‘톡 쏘는 맛’을 찾는 추세를 반영하고 있다.
레드 와인은 7월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12.3%의 역신장률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여름에 비교적 잘 나갔던 주류다. 샴페인은 같은 시기 매출 신장률이 지난해 대비 60.0%에 달했다.
업계에서는 탄산 제품의 인기가 예년보다 더 후텁지근한 날씨와 함께 고물가, 불확실한 경기 상황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경기가 안 좋아지면서 다른 음료에 비해 가격이 저렴한 탄산음료를 선호한다는 것이다.
이마트의 자체브랜드 제품인 ‘이마트 콜라’의 경우 1.5ℓ용량 가격이 790원으로, 같은 용량의 ‘이마트 옥수수수염차’(1380원), 2ℓ 용량의 ‘이마트 포도’(2590원) 주스에 비해 훨씬 저렴하다.
심리적으로는 탄산음료의 자극적인 맛이 더위를 달래준다고 느끼는 경향이 있어 더욱 선호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김은진 기자 happyny777@aj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