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 무가베 대통령 '선거는 계속된다'

2008-06-25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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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무가베 짐바브웨 대통령
국제사회의 선거 연기 요구에도 불구하고 무가베 대통령은 결선투표 강행방침을 거듭 표명했다. 사진은 지난 14일 선거유세에 나선 무가베 대통령의 모습. /AP연합


짐바브웨의 로버트 무가베 대통령이 야당의 배수진(背水陣) 전략에 휘말려 사면초가에 빠졌다.

모간 창기라이 민주변화동맹(MDC) 총재가 22일 대선 결선투표 불참을 선언한 것을 계기로 국제사회의 이목이 온통 짐바브웨로 쏠리면서 무가베 대통령에게 그 화살이 돌려진 것이다. 

짐바브웨에 가장 큰 영향력을 갖고 있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집권여당도 짐바브웨 정부를 강하게 비난하고 나서는 등 그동안 무가베 대통령을 일방적으로 편들던 주변 아프리카 국가들 사이에서 반(反) 무가베 정서가 확산되면서 무가베 대통령을 궁지로 몰아넣고 있다. 

특히 짐바브웨 문제에 소극적이라는 비난 여론에 직면해왔던 남아프리카개발공동체(SADC)는 25일 스와질랜드 수도 음바바네에서 짐바브웨 사태 논의를 위한 긴급회의를 소집하고 짐바브웨의 정치 위기를 논의키로 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이번 회의에는 SADC 의장인 레비 음와나와사 잠비아 대통령을 비롯해 타보 음베키 남아공 대통령, 아프리카연합(AU) 의장인 자크 키크웨테 탄자니아 대통령 등 14개 회원국 정상들은 물론 보안기관 책임자들도 일부 배석할 예정이라고 전해졌다. 

제임스 맥기 짐바브웨 주재 미국 대사는 SADC와 남아공이 짐바브웨에 대해 ‘단호하고도 강경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주문했다.

잘메이 할릴자드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짐바브웨 정부가 안전보장이사회의 의장 성명을 무시할 경우 추가 조치를 취하는 방안을 고려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짐바브웨 정부는 국제사회의 선거 연기 요구를 묵살할 태세다.

야당의 결선투표 불참 선언에도 불구하고 수도 하라레 인근 방켓에서 선거유세에 나선 무가베 대통령은 “우리는 선거를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못박았다.

그는 또 창기라이 총재에 대해 언급하며 “그가 네덜란드대사관에 피신해 있다고 들었다. 무엇 때문에 피신한 것인가? 그를 해치려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조롱하기도 했다.

패트릭 치나마사 법무장관도 MDC가 서한을 통해 결선투표 불참을 통보한 것과 관련, 현 시점에서 구두나 서면으로 이뤄지는 후보 사퇴는 법적으로 효력이 없다면서 예정대로 결선투표를 치를 것임을 확인했다.

남아공 민주주의연구서의 카린 알렉산더 박사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무가베 대통령이 이른바 ‘서방 제국주의자’들에게 극도의 거부감을 갖고 있는 만큼 사태 해결을 위해서는 SADC와 ANC가 나서야 한다”면서 “국제사회는 단지 이들 기구와 협력하는 전략을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성민 기자 nickioh@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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