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후 6시.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은 또다시 인파로 가득찼다.
현충일이었던 전날 전직 북파공작원(HID)과 특수첩보부대 출신들의 모임인 대한민국특수임무수행자회의 측과 집회 장소를 놓고 벌이던 충돌의 흔적은 온데간데 없었다.
이날 아침부터 또 다시 하나 둘 자리를 잡은 텐트 안에서 시민들은 새로운 촛불을 켠 채 한바탕 축제를 예고하고 있었다.
고방희(34)씨도 남편과 두 명의 아이들과 함께 이날 오전 9시 광장 한켠에 텐트를 쳤다. 벌써 이틀째다.
텐트 사방에는 '우리 집은 광우병 쇠고기 수입에 반대합니다'라고 적힌 현수막을 비롯해 '이명박 OUT' '미친소 수입 저지! 공기업 민영화 반대' '국민심판 이명박' '다~악치고 재협상' 등의 종이 피켓이 붙어 있었다.
"이번 쇠고기 수입은 정말 말도 안되는 일이죠. 우리 아이들이 먹게 될 음식인데요. 아이들을 아프게 놔둘 수는 없는 일이잖아요" 고씨 가족이 고생을 사서하게 된 이유다.
"텐트는 아이들 재우려고 가져왔어요. 남편하고 저는 밖에 있을 거예요" 고씨 가족의 텐트는 아이들 두 명만 겨우 들어갈 만한 크기였다.
불편한 게 한두가지가 아닐 것 같아서 물었지만 오히려 겸언쩍어졌다. "불편하죠. 화장실을 한번 가도 줄이 너무 길고요. 먹는 건 대충 아이들 먹을 것만 싸왔어요" "씻는 거요? 무슨 집회에 나오면서 그런 생각을 해요...(웃음) 그런 각오는 하고 나온 거죠"
이어 고씨는 아이들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오늘 아침에 나오면서 내일 저녁 늦게까지 있을 계획을 하고 나왔어요. 그런데 애들에게 좀 무리가 될 것 같기도 하고, 월요일에는 저도 남편도 일을 나가야 하니까요..."
고씨에게선 아쉬움이 묻어났다. 도통 이해할 수없는 상황에 대한 원망도 섞여 있었다. 아이들 때문에 거리로 나왔지만 또 다시 아이들 때문에 돌아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 그렇다.
특별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