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지급 준비율은 올들어 이미 4차례 상향 조정된 바 있으며 특히 이번 인상 조치는 지난 달 20일 금융기관의 지급준비율을 0.5% 포인트 인상한 이후 한 달이 채 못 되어 단행된 것이다.
그러나 지난 달 지급준비율 인상 때처럼 쓰촨 대지진 발생으로 극심한 피해를 입은 청두(成都), 몐양(綿陽)등 6개 시주(市州) 지역의 지급준비율은 이번에도 인상에서 제외했다. 이들 피해지역의 지급준비율은 16%에 머물고 있다.
신화통신은 중국인민은행 저우샤오촨(周小川) 행장이 다양한 통화정책으로 지진 후 재건 사업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며 중앙은행이 체계적인 유동성 관리에 강한 의지를 들어내고 있다고 전했다.
통신은 또 일부 지역 금융기관에 대해 지급준비율 인상에 예외를 두는 것이 중앙은행 정책사에 있어 드문 사례라고 지적했다.
중국사회과학원 금융연구소의 펑씽윈(彭興韻) 연구원은 “이번 상향조정 폭은 과거 2배에 달하는 것”임을 지적하고 “현재 중국의 외환보유량이 급속하게 늘어나면서 초래된 유동성 압박이 줄어들지 않고 있음을 말해준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거시적인 측면에서 중국경제가 과열될 수 있는 상황”이지만 “지진 피해가 통화정책의 긴축 추세에 변화를 가져오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중앙은행 경제 분석팀은 쓰촨 대지진이 중국 전체 공업 생산에 가져오는 영향은 비교적 적고 농산품 공급에 대한 충격도 상대적으로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보고 거시 경제적 정책 집행의 기본적인 틀에 있어서도 변화를 가져오지는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지진 피해지역에 대한 재건 사업이 고정자산 투자 속도를 가속화시키며 단기 인플레이션에 대한 압박이 커질 것이라는 점은 간과할 수 없다고 분석팀은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인프라 시설의 재건 사업이 대규모로 이뤄져야하며 콘크리트, 철강, 동, 구리 등 금속 및 건축자재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며 생산가격에 가져올 충격 역시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편 인민은행은 올해 1분기 무역 손익은 감소했지만 외환보유고는 늘어났으며 투자 방면에 있어서도 투자수요가 최근 소폭 하락세를 보였지만 이후 반등 압력이 훨씬 크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현재 중국의 금융 시스템에는 무역흑지와 외국인 투자로 인한 증가요인 이외에도 위안화 절상에 따른 이익을 노린 투기 자금의 유입으로 현금이 넘쳐나는 상황이다.
중국의 지난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8.5%를 기록하는 등 물가가 진정 양상을 보이지 않고 있다. 현재 중국의 인플레이션 목표치는 4.8%이지만 몇 달 째 CPI 상승률은 8%를 상회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 12일 발생한 대지진으로 식료품 공급에 악영향을 미치며 물가 상승은 가속화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7일 코어퍼시픽 야마이치 인터내셔널의 헨리 리 이코노미스트가 "유동성은 중국에서 가장 중대한 문제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고 보도하며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을 억누르기 위해 기준 금리 인상에 비해서는 충격이 적은 지급준비율을 지속적으로 높여갈 것이라고 전했다
오성민 기자 nickioh@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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