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의 하반기 신규 채용 인원이 지난해에 비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수익성 악화로 인건비 절감이 절실한데다 국내 경기도 침체 국면에 들어서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지난해 최대 규모의 순익을 기록한 보험업계의 채용 규모는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소폭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과 카드사, 보험사 등 34개 금융회사의 하반기 신규 채용 규모는 2150명 가량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 상반기 공채 모집을 하지 않은 국민은행은 하반기에도 지난해 하반기(436명)의 절반 수준인 200명 안팎을 채용할 계획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인건비 절감이 올해 주요 경영 목표 중 하나"라며 "지점도 별로 늘지 않아 인력 수요가 많은 상황도 아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하반기에 100~150명을 신규 채용할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하반기에 220명을 채용했다.
하나은행도 지난해 하반기(304명)보다 줄어든 200명을 뽑기로 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하반기와 비슷한 규모인 200명 가량을 신규 채용할 방침이다.
'신의 직장'으로 불리는 금융공기업들은 민영화 여파로 구체적인 채용 계획을 잡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에 47명을 뽑았던 수출입은행은 현재 하반기 채용 계획을 발표하지 않고 있으며 주택금융공사와 한국자산관리공사 등도 정부의 공기업 구조조정 결과를 지켜본 후 채용 계획을 발표한다는 입장이다.
산업은행은 지난해(76명)보다 소폭 줄어든 60~70명 정도를 신규 채용할 계획이다. 다만 기업은행은 신규 지점이 늘어나는 만큼 채용 규모를 지난해(214명)보다 늘어난 300명 수준으로 설정했다.
카드사의 경우 LG카드와의 통합으로 인력 수급에 부하가 걸린 신한카드는 올 하반기에도 신규 채용을 하지 않기로 했다. 다른 카드사들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신규 인력을 채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사들은 다른 금융회사보다 사정이 나은 편이다.
대한생명과 신한생명은 각각 지난해와 같은 40명과 20명을 채용할 계획이며 삼성생명과 미래에셋생명도 지난해와 비슷한 100명씩을 뽑기로 했다.
지난해 사상 최대의 순익을 기록한 손해보험사들은 올 하반기 신규 채용 규모를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하거나 소폭 늘리기로 했다.
동부화재는 지난해(70명)보다 10명 증가한 80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현대해상과 LIG손해보험은 각각 60명과 50명을 신규 채용한다. 다만 삼성화재는 아직 채용 계획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조직의 활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젊은 피를 수혈해야 하지만 수익성 악화와 공기업 민영화 등으로 군살 빼기가 절실하다"며 "이런 상황에서 신규 인력을 많이 채용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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