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150달러 돌파하나

2008-06-08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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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하락 기미를 보이던 국제유가가 불과 이틀 만에 16달러 넘게 폭등, 배럴 당 139달러를 넘어서면서 세계경제를 충격에 빠지게 하고 있다.

6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7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장중에 사상 최고가인 배럴 당 139.12달러까지 치솟은 끝에 전날 종가에 비해 무려 10.75달러, 5.4% 폭등한 배럴 당 138.54달러에 거래를 끝냈다.

WTI가 이날 하루에 기록한 10.75달러는 달러 기준 역대 최대 상승폭이며 지난 1998년 12월10일의 원유가인 배럴 당 10.72달러보다도 큰 폭이다.

영국 런던 ICE 선물시장의 7월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유 역시 전날에 비해 10.42달러, 8.2% 폭등한 배럴 당 137.96달러를 기록했으며 장중에는 사상 최고치인 배럴 당 138.12달러까지 오르기도 했다.

불과 이틀 전에 배럴 당 122달러대였던 국제유가의 갑작스런 폭등에 대해 전문가들은 폭등을 부를 수 있는 완벽한 조건이 갖춰졌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미국의 5월 실업률이 예상보다 큰 폭으로 증가한 데다 유럽중앙은행(ECB)가 금리 인상을 시사하면서 달러 가치가 급락, 원유를 통한 헤지 수요를 자극한데다 이스라엘이 주요산유국인 이란을 공격할 수 있다고 위협하면서 공급차질에 대한 우려를 고조시켰다.

여기에 모건스탠리가 아시아 수요증가 영향으로 내달 4일까지 국제유가가 배럴 당 150달러에 이를 수 있다는 다소 이례적인 분석까지 내놓으면서 국제유가가 폭등양상을 나타냈다는 것이다.

사실 국제유가 150달러 시대에 대한 분석은 이미 여러 차례 나온 것이다.

지난달 하순 억만장자 헤지펀드 매니저인 T. 분 피컨스는 공급부족 전망을 근거로 올해 안에 국제유가가 배럴 당 150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슈퍼스파이크를 주장했던 골드만삭스도 이달 초 국제유가가 오는 2010년까지 배럴 당 200달러 수준에 이를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그러나 지난달까지만 해도 국제유가가 쉽게 꺾이지는 않겠지만 배럴 당 150달러 시대 도래 주장은 소수였다는 것이 중론이었다.

또한 국제유가가 135달러대에서 122달러대로 주저앉자 드디어 국제유가가 수급상황에 맞는 수준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됐지만 시장에 내재해 있던 공포심과 불확실성이 국제유가를 단숨에 140달러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밀어 올리자 시장참가자들도 당혹해하고 있다는 것이 마켓워치가 전한 시장 분위기이다.

시장 관계자들은 국제유가가 급등락을 나타내면서 불확실성이 훨씬 커졌다면서 시장이 가장 싫어한다는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한때 상상할 수 없는 가격으로 여겨졌던 배럴 당 150달러 시대의 도래 역시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는 인식이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한 원유를 비롯한 상품시장에 대한 기관투자자들의 참여 제한에 대한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제한 조치가 예상과는 달리 적어도 수개월 뒤에나 나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것도 유가의 강세지속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펜실베이니아 소재 빌라노바의 트레이더인 스티븐 숄크는 국제유가가 단숨에 140달러에 육박하는 폭등세를 나타냄에 따라 단기적으로 배럴 당 150달러 돌파를 시도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셈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급등락을 보인다는 것이 반대로 해석하면 유가가 정점에 도달했다는 징후일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면서 일부 분석가들은 아직도 수급을 감안한 적정유가는 배럴 당 80달러에서 100달러 사이라면서 투기세력에 의한 인위적인 유가 급등에 대한 의혹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씨티 퓨처스 퍼스펙티브의 에너지 애널리스트인 팀 에번스는 시장이 고유가로 인한 수요 감소폭에 눈을 돌리면 유가는 하락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 통신은 다음주에 미국의 원유재고 증가와 유가의 신기록행진에 따른 부담으로 인한 수요감소세가 나타나면서 유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28명의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64%인 18명이 다음주 유가 하락을 예상했으며 추가 상승을 전망한 애널리스트는 8명에 불과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국제유가 주요 변동 일지

◇ 1970년 = 사우디 아라비아, 공식 원유가격 배럴 당 1.80달러에 고정.

◇ 1974년 = 1973년 10월 아랍-이스라엘 전쟁 여파로 인한 제1차 석유 파동으로 국제유가 배럴 당 10달러 돌파.

◇ 1979년 = 이란 이슬람혁명 여파로 인한 새로운 석유위기 발생. 국제유가 배럴 당 20달러 돌파.

◇ 1980년 = 국제유가 배럴 당 30달러 돌파. 1981년 초 이란-이라크 전쟁으로 국제유가 배럴 당 39달러선까지 상승.

◇ 1990년 9월-10월 = 이라크 쿠웨이트 침공. 국제유가 배럴 당 40달러 돌파.

◇ 2005년 8월 = 허리케인 카트리나 멕시코만 강타. 국제유가 사상 처음으로 70달러 상회.

◇ 2008년 1월2일 = 나이지리아 폭력사태와 파키스탄 정정불안 등으로 인한 공급차질 우려로 최초로 배럴 당 100달러 돌파.

◇ 2008년 3월13일 = 달러 가치 하락과 중국-인도의 수요 증가, 이에 편승한 투기적 수요 등으로 배럴 당 110달러를 넘어섬.

◇ 2008년 5월6일 = 미 경제의 침체 우려가 완화되면서 배럴 당 120달러 돌파.

◇ 2008년 5월21일 = 미국의 주간 에너지재고 예상 밖 감소 여파로 배럴 당 133.32달러까지 상승.

◇ 2008년 6월6일 =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위협과 달러가치 하락 등으로 하루 최대상승폭인 10.75달러 오르는 폭등세 속에 배럴 당 138.54달러로 종가 신기록 경신. 장중 배럴 당 139.12달러로 사상 최고치 기록./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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