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기업은 족벌기업?...이사회 2명 이상이 가족

2008-05-20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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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아랍국가의 기업들 대부분이 가족경영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19일 파이낸셜 타임스(FT)가 보도한 걸프협력위원회(GCC)의 조사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해 쿠웨이트와 바레인, 카타르,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오만 등 중동 6개 산유국의 상장 기업 75% 이상이 이사회에 두 명 이상의 가족 이사가 참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동지역 지배구조협회와 함께 이번 보고서를 작성한 초국적연구소(TNI)의 아메르 할라위 이사는 GCC국가 간의 지배구조에 대한 규제가 다르다는 점을 지적했다. 


쿠웨이트에선 일가(一家)는 이사회를 100% ‘소유’할 수 있고,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75%의 의석을 차지할 수 있다.

두바이의 경우 일가가 이사회 의석 50% 이상을 확보할 수 없는 반면 카타르에서는 일가 평균 이사회 의석 확보 비율이 35%, 바레인이 가장 낮은 평균 19%로 조사됐다.

할라위 이사는 현실적으로 규제와 기업 간의 인식차이를 설명하면서 “중동 지역 기업인들이 지배구조에 대한 인식변화가 매우 느리다”며 “기업을 사유재산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재정상태 공개 및 경영권 분리에 매우 배타적”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경제 선진화를 추구하며 기업 상장구조를 정비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를 선두로 변화가 일고 있다.

사파르 캐피털의 사발 알 비날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기업지배구조에 대한 인식이 지난 10년간 발전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가족 소유의 그룹일수록 해외 진출에 대한 의욕도 크며 해외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결국 기업지배구조를 개선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FT는 주주총회장에서 열띤 토론이 오가는 등 과거와 사뭇 달라진 분위기를 소개하며 사모펀드와 기관투자자들의 국제적인 노하우를 들여오고 외국 전문 경영인을 모셔오기 위해 투자자들을 방문하는 등 기업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오성민 기자 nickioh@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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