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베이징올림픽 개최를 3개월여 앞두고 올림픽 수혜주에 대한 논란이 뜨거운 가운데 주식 투자자들은 크게 기대할 것이 없다는 주장이 확산되고 있다.
그동안 올림픽 수혜주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해당 종목의 주가 역시 상승했지만 단기 상승폭이 지나치게 큰데다 예상보다 수익이 높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맥쿼리 그룹은 올림픽과 관련해 수익 증가 효과를 볼 수 있는 23개 기업의 주가가 올들어 평균 22% 하락했다고 밝혔다.
중국 최대 항공사인 에어차이나가 올림픽 수혜주의 하락을 주도하면서 올들어 주가는 절반 이상 하락했고 베이징 캐피탈 국제공항의 주가 역시 34% 빠졌다.
최근 1년간 에어차이나 주가 추이 <출처: 야후파이낸스> |
에어차이나는 올림픽 기간 중 170여만 명에 달하는 베이징 방문객의 상당 부분을 소화할 것으로 기대되면서 지난해 7월부터 10월까지 3개월 동안 주가가 2배 이상 상승한 바 있다.
문제는 최근 하락에도 불구하고 올림픽 관련주들의 주가 수준이 여전히 높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는 것이다.
올림픽 수혜주들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은 30배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홍콩증시에 상장된 42개 기업의 주가를 지수화한 항셍 차이나 지수의 19배에 비해 크게 높은 것이다.
지난해 올림픽 수혜주의 주가는 70% 가까이 치솟은 바 있다.
템플턴 에셋 매니지먼트의 마크 모비우스 매니저는 "올림픽과 관련된 기업들은 펀더멘털적인 개선 없이 단순히 올림픽이 개최된다는 이유로 주가가 강세를 나타냈다"면서 "이들 종목의 주가는 지나치게 빠르고 높게 올랐다"고 말했다.
이같은 경계심은 관련 종목들의 주가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지난 4월 항셍 차이나 지수가 18%나 오르는 강세를 시현했지만 올림픽 수혜주들의 주가는 평균 5% 오르는데 그친 것이다.
인베스코아시아의 사만사 호 매니저는 "올림픽 관련주가 흥미롭기는 하지만 이미 지나치게 상승했다고 생각할 수 있다"면서 "주가 가치는 지난해 많이 올랐다"고 밝혔다.
한편 중국 증시의 전반적인 전망은 밝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맥쿼리의 팀 록스 투자전략가는 "중국 증시가 회복하고 있다"면서 "최근 중국 증시의 급락은 지나친 감이 있으며 급락의 원인 역시 과대 평가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여행 관련주와 부동산주가 올림픽과 관련해 수혜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여전히 올림픽과 관련 기업들의 실적이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는 주장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
JF에셋 매니지먼트의 하워드 왕 매니저는 "베이징 캐피탈 국제공항의 경우, 지난해 순이익 증가율은 오히려 4년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올림픽과 관련) 1년 전망으로 인프라스트럭처 관련 기업에 투자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올림픽을 통한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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