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담보물 매매 지원' 실적 미미

지난해 9월부터 시행된 '금융기관 담보물 매매중개지원 제도'가 금융기관의 참여 저조와 홍보 부족으로 별다른 실적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이 제도는 은행 대출금을 갚지 못해 담보물을 경매당할 위기에 처한 채무자가 경매 전에 사적 매매를 통해 처분할 수 있도록 금융기관이 지원하는 제도이다.
 
법원 경매 절차는 통상 1년 이상 소요되지만 이 제도를 이용하면 조기 매각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담보물 매매중개지원 제도가 시행된 지 8개월 가량 지났지만 실적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채무자가 매각 지원을 신청하면 이를 접수한 은행이 부동산 경매 사이트인 지지옥션(www.ggi.co.kr)에 매물 정보를 올리고 실제 거래는 시ㆍ군별로 지정한 공인중개사를 통해 이뤄진다.

지금까지 지지옥션에 등록된 물건은 67건이었으며 이 중 거래는 8건 성사되는데 그쳤다.

이처럼 실적이 저조한 것은 금융기관의 참여 부족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현재 이 제도와 관련한 협약에 가입한 금융회사는 국민 우리 신한 하나 기업 외환 한국씨티 수출입은행과 6개 지방은행, 농ㆍ수협중앙회, 주택금융공사 등 17곳과 51개 상호저축은행이다.

협약에 가입하지 않은 채권기관에 의해 저당권이나 가압류, 가처분, 가등기가 설정됐을 때는 매매 중개를 신청할 수 없다.

따라서 하나의 담보 물건에 은행 뿐 아니라 카드사, 리스사 등 다른 미협약 기관으로부터 저당권, 가압류 등이 설정된 경우 이용할 수 없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은행연합회는 지난해 10월부터 카드사, 생명보험사, 단위 농.수협, 지역 새마을금고 등에 협약 가입을 권유하고 있지만 추가로 가입한 곳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이 제도를 이용하면 채무자들은 연체 이자를 줄이며 경매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담보 물건을 팔 수 있고 금융회사는 부실 채권을 조기에 회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금융기관들이 이 제도의 효율성을 확신하지 못하면서 협약 가입을 주저하고 있는 것 같다"며 "앞으로 금융회사들을 설득해 가입을 늘리고 홍보도 강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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