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후폭풍] "안 그래도 어려운데"…탄핵 정국에 소상공인 한숨만
2024-12-07 06:00
"올해도 경기가 좋지 않아 많이 힘들었는데 그마나 손님이 늘어나는 연말에도 특수를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앞으로 얼마나 이런 상황이 지속될지 알 수 없어 더 힘이 빠진다."
세종시 나성동에서 주점을 운영하고 있는 A씨는 5일 비상계엄 사태 이후 손님의 발길이 더 뜸해졌다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비상계엄 선포 직후 크게 출렁였던 외환·금융시장은 차츰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지만 꽁꽁 얼어붙은 소비 심리는 여전히 풀리지 않는 모양새다.
7일 국회 본회의에 오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을 앞두고 정치적 불확실성 증폭에 따른 소비심리 회복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상대적으로 주식·금융시장은 계엄 선포 직후 정부가 증시안정펀드 가동, 무제한 유동성 공급 방침 등을 발표하면서 안정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아직 회복세가 미약한 소비심리는 탄핵 정국의 후폭풍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정치적 혼란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한국은행은 당시 보고서를 통해 탄핵과 같은 정치적 사건 발생 직후 내수 경기에 미치는 악영향이 6개월 정도 이어지고 회복까지 9개월 이상이 걸린다는 분석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정치적 불안 요인을 제외하더라도 최근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되면서 경기 침체 우려를 키우고 있다. 통계청의 '2024년 3분기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올 3분기 평균소비성향은 9개 분기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3분기 가구당 평균소비성향은 69.4%로, 1년 전보다 1.3%포인트 줄었다.
같은 기간 가계소비 증가율도 9개 분기 만에 처음으로 가계소득 증가율을 밑돌았는데 이는 임금 인상 등으로 소득이 늘었지만 경기 침체의 여파로 지갑을 열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천소라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면 경제 구조를 개혁하기 위한 정부 노력 등이 후순위로 밀릴 수밖에 없다"며 "민간 소비 여력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정치적 불확실성을 키우면서 체력 낭비할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