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은행 금리…한 달 새 주담대·전세 오르고, 신용대출 내리고

2024-08-15 18:00
가계대출 폭증에 당국 '관치 금리' 강화…신용대출은 최대 0.06%p↓

가계대출 관련 이미지 [사진=연합뉴스]

은행권이 인위적으로 대출금리를 조정하며 시장 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관리를 이유로 이른바 ‘관치 금리’에 나서자 대출금리가 시장에 역행한 탓이다. 올 하반기 시장금리가 더 내려갈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 같은 현상이 계속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주요 대출 상품 금리는 지난 한 달 새 모두 상승했다.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주기형(은행채 5년물) 금리는 지난달 15일 2.91~5.68%에서 이달 14일 3.28~5.97%로 하단이 0.37%포인트(p) 올랐다.

주담대 변동형(신규 코픽스·은행채 6개월)도 같은 기간 3.80~6.62%에서 4.31~6.72%로 대출 문턱을 높였다. 전세자금대출(은행채 2년물)은 3.36~5.61%에서 3.49~5.49%로 올랐다. 대출금리가 상승한 건 최근 들어 금융당국이 은행에 가계부채 총량 관리를 압박하며 인위적인 가산금리 조정을 주문한 탓이다. 은행권 주담대는 4개월째 상승세다.

실제 주담대 혼합형·주기형 금리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5년물 금리는 지난달 15일 3.347%에서 이달 14일 3.177%로 17bp(1bp=0.01%p) 내렸다. 전세자금대출 금리 기준인 은행채 2년물도 3.262%에서 3.181%로 8.1bp 낮아졌다. 금리 산정에 개입하지 않았으면 내려갔어야 할 대출 상품별 금리가 반대로 움직인 것이다.

반면 신용대출(은행채 6개월) 금리는 같은 기간 3.98~6.12%에서 3.94~6.07%로 낮아졌다. 은행별로 봐도 5대 시중은행 모두 금리가 떨어졌다. 인하 폭은 최대 0.06%p다. 시장금리가 내려가며 은행의 자금조달 비용이 적어지자 자연스럽게 대출금리도 떨어졌다.
 
이 같은 대출 시장 내 혼란은 은행별 가산금리 조정 여부로도 나타나고 있다. 국민은행이 지난달부터 총 7번,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5번씩 금리를 인상하는 등 5대 은행은 7월부터 총 20여 차례 금리를 조정했다.

하반기가 지날수록 이 같은 혼란은 더 커질 전망이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에 시장금리는 계속 내려가지만, 당국은 가계대출 억제를 위해 가산금리 인상을 주문할 수 있기 때문이다. 16일 주담대 변동형 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 7월 수치가 발표되는데 추가로 하향될 가능성이 높다. 올해 들어 코픽스(신규 취급액)는 지난 5월을 제외하고 매월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