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北, '태양절' 명칭 잠정적으로 '4·15'로 변경한 듯"
2024-04-16 13:58
전날 노동신문 기사 1건만 '태양절' 사용…김정은 홀로서기 일환일 수도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여러 정황을 보면 이름이 바뀐 걸로 보인다"며 다만 "잠정적"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은 1997년 7월 8일 김 주석의 3년 상을 마치면서 태양절을 제정했다. 이후 태양절은 '광명성절'인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생일(2월 16일)과 함께 북한의 대대적인 명절이 됐다. 그러나 올해 들어 해당 명칭은 신문과 방송 모두에서 크게 드러나지 않는 모양새다.
이 당국자에 따르면 지난 2월 18일 이후 매체에 노출된 태양절 표기는 전날 노동신문에 실린 기사 하나에 그쳤다. 나머지 표기는 '4·15' 혹은 '4월의 명절' 등으로 대체됐다.
이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나친 선대 신비화를 경계하는 데서 비롯된 결과로 보인다. 앞서 지난 2019년 김 위원장은 서한을 통해 '수령의 혁명 활동과 부모를 신비화하면 진실을 가리게 된다'고 밝힌 적이 있는 만큼 불필요한 신비화를 피하려는 의도가 반영됐을 수 있다고 이 당국자는 설명했다.
당국자는 이어 "선대 이미지 의존을 벗어난 김 위원장의 홀로서기의 일환이거나 또는 사회주의 정상 국가 기대에 맞춰 신비화 표현 사용을 자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도 분석했다.
다만 정상 국가를 의식한 판단이면 김 위원장 본인을 향한 우상화도 문제가 된다. 이에 일각에선 '김정은 홀로서기'를 내세우려는 동향이란 의견에 무게를 싣고 있다.
한편 선대와 달리 김 위원장의 생일은 아직 기념일로 지정되지 않았다. 1월 8일로 추정되는 그의 생일은 북한 달력에도 표시돼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김 위원장이 재일 동포인 그의 생모가 부각되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