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영표 "당내 공천, 친문·비명 완전히 제거하겠다는 식"

2024-02-28 10:29
박영순·설훈 탈당에 "5~10명 더 나갈 수도…지도부, 즐길 것"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1일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8일 당내 공천 상황에 대해 "지금 진행되는 것을 보면 이재명 대표와 다른 의견을 가진 친문(친문재인)·비명(비이재명)을 비롯한 반대 세력은 이번 기회에 완전히 제거하겠다는 식"이라고 작심 비판했다.

홍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당대표께서 지금 상황에 대해서 정확하게 알아야 하고, 전환시킬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야 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홍 의원은 27일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이 대표를 향해 "남의 가죽은 벗기고 자신의 것은 벗기지도 않는다"며 "피 칠갑된 손으로 웃으면서 '빵점' 얘기를 했다"며 직격했다.

이에 대해 홍 의원은 "저 말고도 (의원총회) 비공개 회의에서 아주 강력한 비판을 한 분이 많았다"며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이대로는 안 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다"고 원내 상황을 전했다.

그는 임종석 전 문재인 대통령 비서실장이 서울 중·성동갑에 출마하려다 공천 배제를 당한 것에 대해서도 "단순하게 임 실장의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며 "공천의 결과도 그렇지만 과정과 사후 관리를 잘해 당내 갈등이나 분란, 심지어는 분열로까지 이어지지 않는 게 총선 승리 요건이지 않느냐"고 지도부를 성토했다.

이어 "'선거 참패론'이 나오는데, 이 대표가 어떤 판단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굉장히 안이하다"면서 "제가 간접적으로 확인해 보니 의정 평가 하위 20% 통보를 받은 31명 중 28명은 친문이나 비명 의원이다. 지도부는 힘을 모으는 것이 아니라 친문·비명·반대파를 심판하는 것에 골몰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홍 의원의 현 지역구인 경기 부평을도 '전략 경선' 지역으로 지정할 것이라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선 "경쟁력도, 도덕적으로도 문제 없는 사람을 전략공천으로 보낸다는 것은 인정할 수 없다"며 "(탈당 현역 의원이) 5~10명까지 될 수도 있다. 지도부는 나가는 걸 뒤에서 즐기고 있을 것"이라고 맹공을 퍼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