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다시 '서울대 시대' 열리나...회장 70%가 서울대, 고교는 '경기고' 비중이 1위

2024-02-09 16:29

포스코그룹에 다시 서울대학교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보인다. 새로 차기 회장 후보로 선임된 장인화 전 포스코 사장을 포함해 역대 포스코그룹 회장 10명 중 7명이 서울대 출신일 정도로 포스코그룹에서 서울대 사단의 영향력을 커지고 있다.
 
최정우 전 포스코그룹 회장 시기에 부산대, 전남대 등 지방대와 고려대가 그룹의 주요 요직을 맡았지만, 포스코그룹의 10대 회장 후보로 ‘정통 포스코맨’이자 서울대 출신 장 전 사장이 선정되면서 서울대 인사들이 주축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9일 재계에 따르면 장 전 사장은 경기고와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를 졸업했다.
 
역대 포스코 회장을 보면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2대 황경로 전 회장을 시작으로 서울대 회장이 줄을 이어왔다. 3대 정명식 회장은 서울대 토목공학과를 졸업했으며, 정부 측 인사인 4대 김만제 전 회장을 제외하고 ▲5대 유상부, 서울대 토목학과 ▲6대 이구택, 서울대 금속공학과 ▲7대 정준양, 서울대 공업교육과 ▲8대 권오준, 서울대 금속공학과 등 최 회장이 선임 되기까지 6명의 서울대 출신 회장이 있었다.
 
고등학교 중에서는 경기고 출신이 장 전 사장을 포함해 총 3번 회장 자리에 오르며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포스코그룹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포스코그룹 권오준 전 회장 시기까지는 현장 부서장부터 임원까지 서울대 출신이 사실상 독식하다시피했다.
 
특히 포항제철소, 광양제철소 등 현장 엔지니어를 중심으로 큰 파벌을 이루고 있는 서울대 금속공학과의 영향력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최 회장 시대에 들어 서울대, 포항공대 출신의 영향력은 크게 위축된 것으로 전해진다. 부산대 출신의 최 회장은 그룹의 주요 계열사 중 하나인 포스코케미칼(현 포스코퓨처엠) 사장으로 전남대 재료공학과 출신의 민경준 사장을 기용하면서 지방대 시대를 열었다.
 
최 회장은 동시에 지주사 전환을 위한 재무중심 경영을 이어갔는데 이 기간 고려대 법학과 출신의 전중선 전 포스코홀딩스 사장, 연세대 경영학과 출신 정기섭 포스코홀딩스 사장 등 비(非)서울대가 그룹의 요직을 맡았다. 특히 재무실은 고려대를 중심으로 운영된 것으로 파악된다.
 
포항제철소 관계자는 “서울대 회사라고 불릴 만큼 권 전 회장의 시대까지 서울대 출신이 강세였다”며 “하지만 최 회장의 취임과 함께 지방대 기용이 높아지면서 지금에 와서는 서울대를 찾아보기 힘들다. 특히 현장 부서장에서는 서울대 출신이 전멸하다시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인화 전 사장의 회장 후보 선정으로 포스코그룹에는 다시 서울대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특히 재무전문가를 주로 기용했던 최 회장과 달리 장 전 사장은 현장전문가인 이른바 ‘철강맨’을 핵심 요직에 기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대표적인 인물이 김학동 포스코 부회장과 장 전 사장과 같이 차기 회장 파이널리스트에 오른 김지용 포스코홀딩스 사장이다. 두 사람은 모두 서울대 금속공학과 출신으로, 새로 시작되는 장인화의 포스코그룹에서도 주요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한 포스코 내부 관계자는 “OB(전직임원) 세대에서는 서울대 출신에 대한 신뢰도가 매우 높았다”며 “장 전 사장이 OB출신이며, 본인이 서울대인 점, 그리고 이제 그룹 내에 남은 서울대 출신이 많지 않은 것을 고려하면 앞으로는 서울대 나왔다고 하면 쉽게 승진이 되는 시대가 오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