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리단길 '부처빵' 논란…가게 해명에도 누리꾼 비난 폭주

2024-01-17 15:45

[사진=인스타그램 갈무리]

경주를 방문한 관광객들에게 석굴암 불상을 본뜬 모양으로 유명세를 얻은 '부처빵' 업체가 "불교를 모욕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논란의 문구가 적힌 빵 봉투 [사진=인스타그램 갈무리]
업체가 만든 빵 포장 봉투에 '사람의 손으로 만든 것들은 신이 아니다'라는 뜻이 담긴 성경 구절로 추정되는 문구가 적혀 있었기 때문인데 판매 업체 측은 "부처빵은 빵일 뿐 신이 아니라는 의미로 구절을 넣었을 뿐 비밀 같은 것은 없다"며 "앞으로 구절을 삭제하고 판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주 황리단길에서 판매되는 부처빵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자 국보 제24호인 석굴암 본존불 문화재를 본떠 만든 것으로 최근 황리단길 명물로 꼽힌다. 해당 지역을 방문한 관광객을 넘어 전국적인 인기에 온라인 배송 판매까지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 화제가 된 부처빵에 대해 일부 네티즌이 "불교 모욕 의도가 있어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부처는 불교 신앙의 뿌리인데 부처 형상을 희화해 빵으로 만들어 먹는 게 존중 없는 태도"라는 것이다. 특히 포장 봉투에 적힌 문구는 이들의 분노에 불을 지폈다.

봉투에 적힌 'ACTS 19:26'는 성경 신약성서 사도행전의 19장 26절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해당 구절에 따르면 '이 바울이 에베소뿐 아니라 거의 전 아시아를 통하여 수많은 사람을 권유하여 말하되 사람의 손으로 만든 것들은 신이 아니라 하니 이는 그대들도 보고 들은 것이라'이다.

부처빵에 불교 모욕 의도가 있다고 주장하는 한 네티즌은 "'사람의 손으로 만든 것들은 신이 아니다'라고 하는 구절이 마치 부처님을 형상화한 불상을 '우상'이라 꼬집은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에 "부처빵을 팔면서 구석에 성경 구절을 넣어 놓은 게 너무 음침하다", "저럴 거면 예수님 얼굴로 빵을 만들었어야지" 등 업체를 힐난하는 반응이 이어졌다.
 
부처빵 판매 업체 해명글 [사진=인스타그램 갈무리]
논란이 확산하자 업체 측은 SNS를 통해 자신은 무교라며 해명에 나섰고 "불교는 불교라서 못 먹겠다 하시고, 기독교는 기독교라 못 먹겠다고 하셔서 마침 '사람이 만든 건 신이 아니다'라는 성경 구절이 있길래 포인트로 넣어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같은 해명에도 누리꾼들이 "무교가 어떻게 성경 구절을 아는지 모르겠다", "성경 구절을 넣은 것보다 불자가 아니었다는 게 더 충격적이다" 등 부정적인 반응이 잇따르자 현재 업체는 SNS 게시물 댓글 기능을 막아 놓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