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실적 발표 앞둔 SK하이닉스…'D램 효과' 나타날까

2023-10-17 05:00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 공개로 반도체 업황 회복이 점쳐지면서 이번엔 SK하이닉스 성적표에 관심이 쏠린다. HBM(고대역폭메모리) 수요 증가로 인한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앞서 국내 반도체 업계 쌍두마차인 삼성전자는 지난 11일 영업이익 2조4000억원의 3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작년 동기 대비 77.88% 감소한 수치였으나 시장에서는 '깜짝 실적'이라고 평가했다. 1조원대 후반으로 예상됐던 증권가 컨센서스(실적 전망치)를 가볍게 넘긴 데다, 1·2분기 연속 6000억원대에 그친 영업이익을 3개 분기 만에 조 단위로 회복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DS(반도체)부문의 적자가 감소한 효과라고 봤다. 지난 1·2분기 반도체 부문에서 각각 4조5800억원, 4조3600억원에 달했던 적자 폭이 3조원 안팎으로 개선됐다는 것이다. 반도체 업황 반등 시그널이란 분석이다.

실제로 반도체 시장 선행지표로 통하는 메모리 D램의 현물 가격이 반등하는 것 역시 이 같은 기조를 뒷받침해 준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 범용 제품인 DDR4 8Gb(기가비트) 2666의 현물 가격은 지난 6일 기준 1.518달러로, 지난달 4일 1.447달러 대비 4.83% 상승했다. 지난해 말 2.004달러에서 올해 30% 가까이 내렸다가 9월 초 오르기 시작한 것이다. 더 큰 용량의 DDR 16Gb 2666 제품도 지난달 8일 연중 최저가인 2.715달러에서 이달 6일 2.80달러로 3.13% 올랐다.

SK하이닉스는 오는 26일 올해 3분기 잠정 실적 공개를 앞두고 있다. 삼성전자보다 일찍 감산에 돌입한 것을 고려하면 이번 3분기 D램 실적 개선이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D램보다 비싼 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가 선전 중인 것도 실적 개선의 긍정적 시그널이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쌓은 반도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AI 반도체의 필수 제품으로 불린다. 특히 글로벌 HBM 시장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약 50%, 40% 점유율로 양강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시장 상황도 긍정적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AI 서버 출하량이 증가함에 따라 올해 HBM 수요가 지난해보다 58%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증권가는 SK하이닉스가 시장 선점하고 있는 HBM 납품과 메모리 가격 반등 영향으로 3분기 실적 개선이 가능하리라 보고 있다. 업계가 추산한 SK하이닉스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1조6000억원대이다. 손실 상태이지만 앞서 1분기 -3조4023억원, 2분기 -2조8821억원 대비 손실 폭이 빠른 속도로 감소하고 있어 기대감이 높다는 평이다.

정민규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수요 회복은 지연되고 있으나 적극적인 공급 조절로 수급 균형이 맞춰지는 상황"이라며 "PC와 스마트폰 수요 회복 지연과 대비되는 HBM 및 고용량·고성능 메모리 수요 증가가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SK하이닉스 클린룸 모습. [사진=SK하이닉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