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반도체 수출 13.5조 올해 최대...가격·재고 지표도 반등세

2023-10-16 15:39
올해 2월 8조3000억 대비 크게 증가
중국, 베트남 등 주요 시장 회복세

2023년 반도체 수출 추이 [그래픽=임이슬 기자]
지난달 반도체 수출액이 올해 최고 수준을 기록하며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실제 가격과 글로벌 재고 수준 등에서 회복 조짐이 완연하다. 최대 수출처인 중국의 경기 동향이 남은 관건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6일 발표한 정보통신산업(ICT)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9월 반도체 수출액은 99억9000만 달러(약 13조5301억원)로 올 들어 가장 많았다. 전년 동월보다 14.4% 줄었지만 감소율 자체가 연중 최저다. 올해 실적이 가장 안 좋았던 지난 2월(61억1000만 달러)과 비교하면 64% 증가했다.

세부 품목별로는 메모리 반도체 수출액이 54억3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8% 감소했다. D램과 낸드플래시 고정거래가격이 정체되면서 15개월 연속 감소했다.

시스템 반도체 수출은 41억6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7.7% 줄었다. 파운드리 가동률 하락으로 출하가 감소세를 보이다가 지난해 12월 이후 9개월 만에 40억 달러를 넘어섰다. 이밖에 개별 소자 1억3000만 달러, 광전자 1억5000만 달러 등을 기록했다.

최대 수출국 중국의 경우 경제 회복이 지연되면서 반도체 수출도 지속적으로 감소 중이다. 9월 수출액은 51억8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22.7% 줄었다. 다만 7월(42억8000만 달러), 8월(45억6000만 달러) 등으로 3개월째 수치가 개선되고 있다. 

베트남에는 12억3000만 달러어치를 수출했다. 7월(7억5000만 달러), 8월(10억8000만 달러) 등 증가세가 확연하다. 유럽연합(EU) 대상 수출도 3억3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56.6% 급증했다.

업계에선 반도체 업황이 바닥을 찍었다고 판단하고 반등을 기대하는 모습이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9월 D램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1.3달러(약 1630원)로 8월과 동일하다. 올해 상반기부터 이어진 감소세가 일단 멈췄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지난 13일 보고서를 통해 D램과 낸드플래시 고정가격이 올해 4분기 3~8%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엔비디아가 새로운 서버용 그래픽 처리장치(GPU)를 출시하면서 관련 부품인 D램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트렌드포스는 "가격 상승 모멘텀 지속 여부는 메모리 제조사의 감산 유지, 실제 수요 회복 정도에 달려 있다"며 "특히 범용 서버 시장이 중요한 요인"이라고 밝혔다.

한편 9월 우리나라의 ICT 부문 전체 수출액은 180억6000만 달러, 수입액은 107억6000만 달러로 집계돼 73억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전년 동월 대비 수출액 감소율도 올 들어 가장 낮은 13.4%였다. 반도체 외 품목의 경우 디스플레이 20억 달러, 휴대폰 13억7000만 달러, 컴퓨터·주변기기 8억 달러, 통신장비 2억2000만 달러 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