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이 31일 '서울-양평 고속도로' 논란과 관련해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재차 고발했다.

경기도당은 이날 “원 장관은 국가재정법, 도로법, 광역교통법 3개 법률, 5개 조항을 위반했다”며 원 장관을 공수처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원 장관에 대한 도당의 공수처 고발은 지난달 13일에 이어 두 번째다. 

경기도당은 원 장관이 서울-양평 고속도로 백지화 선언 당시 그가 “단독 결정”이라고 밝힌 부분을 문제 삼았다.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과 같이 큰 사업은 각 위원회에서 협의를 통해 방향을 바꿔야 하는데, 원 장관이 이 같은 절차를 무시하고 사업 백지화를 단독 결정했다면 현행법에 위반된다는 것이다.

경기도당이 이번 고발장에서 밝힌 원 장관의 위법 혐의는 △국가재정법 제50조 △도로법 제5조 7항, 제6조 8항 △대도시권 광역교통관리에 관한 특별법 제3조 3항, 제7조의2 3항이다.

국가재정법 제50조에 따르면 완성에 2년 이상 소요되는 사업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대규모 사업을 변경하고자 할 때에는 주무 중앙관서의 장이 그 사업 규모와 총사업비, 사업 기간을 미리 '기획재정부 장관'과 협의해야 한다. 

아울러 도로법 제5조 7항과 제6조 8항은 ‘국가도로망 종합계획’을 변경하거나 ‘고속도로 건설계획’을 변경하는 경우에는 도로정책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치도록 정하고 있다. 서울-양평 고속도로는 각각 ‘제2차 국가도로망종합계획’과 ‘제2차 고속도로 건설계획’에 반영된 사업으로 해당 법률 조항에 적용을 받는다. 

경기도당에 따르면 서울-양평 고속도로 계획은 ‘제2차 대도시권 광역교통기본계획’과 ‘하남교산 신도시 광역교통 개선대책’에 반영돼 있다. 대도시권 광역교통관리에 관한 특별법 제3조 3항과 제7조의2 제3항은 광역교통기본계획과 광역교통 개선대책을 변경할 경우 국가교통위원회나 광역교통위원회 심의를 거치도록 규정한다. 

즉, 양평 고속도로 백지화가 각 법안에 따른 위원회 협의를 거치지 않고 원 장관 단독으로 이뤄진 것이라면 국가재정법과 도로법, 광역교통관리 특별법 등에 위반된다.

경기도당은 “피고발인(원 장관)은 행정조직에서 통상적으로 이뤄져야 하는 보고, 결재 절차, 객관적 근거도 없이 자신의 독단적인 판단으로 1조 8000억원이 투입되는 국책사업을 한순간에 백지화했다”며 “국민을 대신해 직무유기와 직권남용의 죄로 엄벌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최재관 민주당 여주양평위원장은 “아무리 장관이라고 해도 본인 기분 내키는 대로 국책사업을 해라, 하지마라 할 수는 없다”며 “원 장관은 자신이 독단적으로 고속도로 사업의 백지화를 할 수 있는 권한이 없음에도 임명권자의 지휘나 지시도 없이 어떠한 객관적 근거나 법령에 근거하지 않는 위법적인 행위를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