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北 발사체, 무리한 경로 변경에 기술적 문제 발생"

2023-05-31 20:21

31일 용산 전자상가에 북한 우주발사체 발사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가정보원이 31일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 실패와 관련해 무리한 경로 변경으로 기술적 문제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국회 정보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에서 국가정보원으로부터 북한의 정찰위성 발사 및 김 위원장의 동향 등에 대한 업무보고를 받았다.

정보위 여당 간사인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언론 브리핑에서 "국정원에서 (북한의) 이번 발사는 동쪽으로 무리한 경로변경을 하다가 기술적 문제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고 밝혔다.

유 의원은 "(국정원은 북한이) 누리호 발사 성공에 자극을 받아 통상 20일이 소요되는 준비 과정을 수일로 단축하면서 새로운 동창리 발사장 공사가 마무리 안 된 상태에서 조급하게 발사를 감행한 것도 (실패의) 한 원인이 됐다는 분석을 내놨다"고 말했다.

발사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동향에 관해서는 "동창리발 사장 1.3㎞ 떨어진 관람대 인근에서 차량 및 천막 등 관람 시설이 식별됐다"며 "김 위원장이 현지에서 참관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국정원이 '우주발사체'라는 북한의 주장을 확인했는지에 대해서는 "(북한이) '천리마-1형'이라고 하고 있고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엔진 기반의 신형발사체로 평가하고 있다"고 유 의원은 전했다.

서해상에 추락한 정찰위성 '만리경 1호'에 대해서는 "길이 1.3m, 무게 300㎏급으로 해상도가 최대 1m 내외인 초보적 정찰 임무 정도만 가능한 소형 저궤도 지구관측 위성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북한이 발사 2시간 30여분 만에 실패 사실과 원인을 신속하고 상세히 공개한 것은 위성 발사 과정을 투명하게 보여줌으로써 발사 행위의 정당성을 부각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고 유 의원은 전했다.

국정원은 북한이 신속한 2차 발사를 예고한 것과 달리 수주 이상의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다.

유 의원은 "정원에서는 엔진 이상 점검, 보완에 수주 이상 소요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다만 결함이 경미할 경우 조기 발사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발사장소 역시 신뢰도가 확보된 기존 발사장으로 변경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