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인파로 심폐소생술 골든타임 놓쳐...CPR 가이드라인 '재조명'

2022-10-30 14:38

이태원 참사 현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태원 핼러윈 참사는 적시의 심폐소생술(CPR)이 시행되지 못해 피해가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심폐소생술을 하면 하지 않을 때보다 환자의 생존율이 3배 이상 높은 만큼, 일반 시민도 반드시 숙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30일 서울경찰청에 따르면 이태원에서 벌어진 압사 참사로 이날 오전 9시 현재 151명이 사망하고, 82명이 다쳐 총 233명의 사상자가 났다. 4시간 전에 비해 사망은 2명, 부상자는 6명이 늘었다. 부상자 중 19명은 중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져 사망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이번 '이태원 참사' 희생자의 사망 원인은 대다수는 압사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수많은 인파가 한꺼번에 몰려들 경우 서로에게 가하는 압력은 크게 강해질 수 있는데 가슴 부분에 감당하기 힘든 강한 압박이 강해질 경우 산소 부족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수많은 사람이 이동하는 상황에서 넘어져 밟히는 경우에는 무게가 집중되면서 이번처럼 큰 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커진다.

이런 상황에서 거리를 채운 인파 탓에 응급대원이 적시에 도착하지 못해, 희생자에 대한 CPR 조치가 빠르게 이뤄지지 않아서 피해가 더 커졌다는 것이다. 

질병관리청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심폐소생술은 심장이 멈췄을 때 인공적으로 혈액을 순환시키고 호흡을 돕는 응급치료법이다. 통상 압박으로 인해 가슴에 압박이 강해지는 시간이 길어지면 심장이 멈추고, 이렇게 되면 혈액 순환이 중단된다. 특히 뇌는 4∼5분만 피가 차단돼도 영구적인 손상을 입을 수 있어 치명적인 만큼 이 '골든 타임' 안에 심폐소생술을 해야 한다.
 

질병관리청 심폐소생술 설명 영상 [사진=질병관리청 영상 갈무리]

대한심폐소생협회는 심정지 환자를 살리기 위해서는 5단계의 '생존 사슬' 방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사슬의 1단계는 심정지 환자 발생을 인지한 목격자가 119에 전화하는 구조요청이다.

그 다음 2단계는 즉각적인 심폐소생술 처치다. 쓰러진 환자의 얼굴과 가슴을 10초 이내로 관찰해 호흡을 확인한다. 없거나 비정상적이라면 심정지가 발생한 것으로 판단한다.

심정지가 확인되면 단단하고 평평한 곳에 환자의 등을 대고 눕힌다. 가슴뼈 아래쪽 절반 부위에 깍지를 낀 두 손의 손바닥 면을 대야 한다. 양팔을 쭉 편 상태에서 환자의 몸과 수직이 되도록 충분히 압박해야 한다. 한 번 압박된 가슴은 완전히 이완되도록 한다.

그 후 가슴압박을 성인 기준 분당 100∼120회 속도로 30회 시행한다. 깊이는 약 5㎝ 정도로 하고 초당 2회 정도로 빠른 속도로 반복한다. 

다음 단계는 인공호흡 2회 시행이다. 환자의 머리를 젖히고 턱을 들어 올려 기도를 개방한다. 머리를 젖힌 손의 엄지와 검지로 환자의 코를 잡아 막고, 목격자는 입을 크게 벌려 환자의 입을 완전히 막아 1초가량 숨을 불어 넣는다. 숨을 불어 넣을 때는 가슴이 올라오는지 눈으로 확인한다. 이후에는 입과 코를 개방해 공기가 배출되도록 한다.

응급 후송을 도와줄 인원이 도착할 때까지 이 과정을 반복한다. 또 다른 사람이 있다면, 한 명은 가슴압박을, 또 한 명은 인공호흡을 각각 실시한다. 체력적으로 부담이 되는 과정이므로, 가슴압박 30회와 인공호흡 2회를 5번 하면 서로 역할을 교대한다.

현장 주변에 자동심장충격기(자동제세동기·AED)가 있다면 심장충격(제세동) 처치를 신속하게 해야 한다. 이것이 3단계 사슬이다.

일단 장치를 소생술에 방해가 되지 않는 위치에 놓은 뒤 전원을 켠다. 장치에는 패드가 2개가 있는데, 하나는 오른쪽 빗장뼈 아래, 또 하나는 왼쪽 젖꼭지 아래 중간 겨드랑이 선상에 각각 부착한다. 이 과정에서 패드와 장치가 연결돼 있는지 확인한다.

장치에서 '분석 중'이라는 음성이 들리면 환자에게서 손을 뗀다. '심장충격이 필요합니다'라는 음성이 나오면 장치는 자동으로 에너지를 충전하기 시작한다. 수초 뒤 '심장충격 버튼'이 깜빡거리면 버튼을 눌러 시행한다. 이때 반드시 다른 사람이 환자에게서 떨어져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심장충격 뒤에는 가슴압박과 인공호흡을 30회·2회 비율로 다시 시작한다. 장치는 2분마다 심장 상태를 분석하게 돼 있다. 이 과정을 구급대가 도착할 때까지 지속한다.

이후에는 의료 전문의들이 실시할 영역이다. 병원에 도착한 뒤 효과적인 전문소생술(네 번째 사슬)을 실시하고, 심장박동이 회복되면 관상동맥중재술 등 통합적인 치료(다섯 번째 사슬)를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