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4분기 가계대출 문턱 낮춘다…기업대출은 더 깐깐하게 볼 것"

2022-10-26 12:00
한은, 금융기관 대출행태 설문조사…"신용위험 커질 듯"

[사진=연합뉴스]


국내 은행들이 올 4분기 가계대출 문턱을 낮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최근 채권시장 불안감 속 대내외 경기상황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대출에 대해서는 보다 엄격하게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올해 4분기 대출태도 지수는 13으로 지난 분기(6)보다 7포인트 높아졌다. 지수가 높을수록 대출태도 등에 대해 문턱을 낮추겠다(완화)고 답한 기관 수가 많다는 뜻이다.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 8월 25일부터 9월 16일까지 은행권을 비롯한 국내 금융기관 204곳 여신 총괄책임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한은은 이를 통해 신용위험, 금융기관 대출태도, 대출수요에 대한 평가를 가중평균해 100과 -100 사이 지수를 산출했다.

4분기 부문별 대출태도지수를 살펴보면 은행들의 기업대출에 대한 태도가 강화 기조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대기업에 대한 은행 대출태도지수는 4분기 -6, 중소기업은 전분기와 같은 -3을 유지했다. 한은은 "대출건전성 관리 필요성과 불확실한 대내외 경기상황 등으로 전분기에 이어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가계대출의 경우 가계주택 관련 은행 여신 담당자들의 태도가 3분기 8에서 3분기 17로 크게 상승했고 가계일반 역시 6에서 19로 급등했다. 이는 금리 상승 여파로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된 가운데 금융기관 간 경쟁이 심화돼 일반대출(신용대출)을 중심으로 완화적 태도가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 것이다. 실제 지난 4월 2.8% 수준이던 은행 가계대출 증가율은 8월 들어 0.9%로 낮아졌다.

은행들이 예상한 4분기 신용위험지수는 39로, 지난 3분기(31)보다 8포인트 높아졌다. 신용위험지수 변화를 대출 주체별로 보면, 가계의 신용위험지수는 3분기보다 9포인트 오른 42를 기록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신용위험지수는 각각 17, 31로, 전분기보다 각각 6포인트 씩 올랐다.

한은은 "4분기 기업의 신용위험은 대내외 경제여건 불확실성 등으로 증가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특히 실적 부진과 취약기업의 재무건전성 악화 등에 따른 중소기업 신용위험에 대한 경계감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가계 역시 일부 취약차주의 상환능력 저하와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부담 증대 등으로 전분기에 이어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4분기 중 대출수요 종합지수는 -6로 전분기 -10보다 4포인트 개선됐다. 수요 감소세는 계속되겠으나 그 정도는 약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가계의 경우 주택대출 수요가 -14에서 -17로 3포인트 낮아진 반면 일반대출 수요는 -22에서 -14로 개선됐다. 최근 대출금리가 빠르게 상승하면서 가계대출 수요가 계속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대기업의 대출수요지수는 6으로 전분기(8)보다 소폭 낮아졌다. 중소기업은 3로 지난 3분기와 동일했다.

한편 저축은행과 카드사 등 비은행 금융기관들 역시 이번 설문조사에서 대내외 경제여건의 불확실성 지속과 연체율 상승, 규제 강화, 금리상승에 따른 차주의 상환부담 우려 증대 등으로 대출태도를 강화하겠다고 답변했다. 비은행금융기관의 차주 신용위험은 전 업권에서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