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특검·민심 르포]② 강북권 시민들 "특검으로 진실 밝혀야" vs "野 꼼수" 이견 팽팽

2022-10-24 05:05
"여당, 경제와 안보 집중해야"...대학생들 "특검 요구도 몰랐어요" 무관심

23일 서울 동대문구 이문로의 한 대학 근처에 걸려있는 국민의힘 측의 '이재명 특검 반대' 현수막. [사진=임종현 수습기자]

"특검 해서 확실히 진실을 알아보자."
 
"국민의힘이 하자는 대로 해야 한다. 특검은 꼼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1일 서울 여의도 당 대표 회의실에서 특별 기자회견을 열고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관련 특별검사제(특검) 도입을 주장했다. 이에 주호영 국민의 힘 원내대표는 특검 수용 촉구에 반대하면서 여야가 강하게 대치하고 있다. 23일 서울 강북권에서 접한 민심 역시 여야의 그것처럼 팽팽한 줄다리기를 연상케 했다.
 
경동시장 상인 "특검 통해 확실히 살펴봐야"..."與, 이제 와서 말바꾸기"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 경동시장에서 건어물 가게를 운영 중인 박모씨(64·서울 동대문구)는 이 대표가 주장한 특검을 해야 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검을 통해 확실히 알아봐야 한다"며 "대장동 특혜 관련해서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이나 유한기 전 성남도개공 개발사업본부장이 자살한 거 보면 다 관계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서울 청량리역에서 춘천행 기차를 기다리던 지모씨(50·강원 춘천)도 특검을 찬성했다. 그는 특검을 대선 초반에 국민의힘이 먼저 하자고 했던 점을 지적했다. 지씨는 "국민의힘이 과거에는 특검하자고 주장했다가 지금은 자기들이 불리하다고 생각하니까 태세를 바꿨다"며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특검)할 거면 깨끗이 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특검 반대에 힘 쓰지 말고 여당은 경제나 외교 안보에 신경을 써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청량리역 A문고에서 만난 고등학생 강모씨(18·여·서울 중랑구)는 "특검을 찬성한다"며 "여당은 특검 반대할 시간에 외교나 안보 경제 문제에 더 주의를 기울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특검 반대 여론도 상당..."시간 끌기, 이재명에게 유리한 꼼수"
특검을 반대하는 시민들도 많았다. 특히 '특검은 (이재명 대표의) 꼼수'라는 지적이 많았다. 경동시장에서 장을 보고 있던 오모씨(72·경기도 시흥)는 "여당이 하자는 대로 하는 게 맞다. 특검은 꼼수일 뿐"이라고 했다.

서울 종로구 혜화역 인근 마로니에공원에서 만난 이모씨(43)도 같은 맥락에서 반대 의견을 표했다. 그는 "특검은 시간 벌기"라며 "특검을 하면 이재명 대표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청량리역 근처에서 안경점을 운영하는 김모씨(77·서울 청량리)는 검찰 수사가 속도를 내는 시점에 이 대표가 특검을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강하게 말했다. 그는 "국민의힘이 여러 차례 특검을 건의했었는데 그 당시에는 이 대표가 반대했다"며 "최근 갑자기 태세를 전환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비판했다.
 
청량리역 근처 백화점에서 만난 직장인 양모씨(30대 초반·여·서울 동대문구)는 이 대표가 진정성이 없어 보인다고 불신을 드러냈다. 그녀는 "이재명 대표가 대선 때 언행이나 과거 행적 등을 보면 신뢰가 안 간다. 쇼처럼 보인다. 그래서 특검을 반대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취업 고민이 큰 20대 대학생들에겐 특검은 남의 얘기였다. 정치적 무관심이 상당했다. 한국외대 재학생 A씨는 "최근에 정치 뉴스를 잘 안 봐서 질문에 답변을 드리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같은 학교 B씨도 "이재명 대표가 특검을 주장했다는 사실도 알지 못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