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사실상 기준금리 LPR 두달 연속 동결...돈풀기 '속도 조절'
2022-10-20 11:22
20일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10월 1년물 LPR가 전달과 같은 3.65%로 집계됐다고 공고했다. 5년물 LPR도 4.30%로 변동이 없다.
1년·5년 만기 LPR가 9월과 10월 두 달 연속 동결된 것이다.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국은 지난 8월 1년물·5년물 LPR를 종전 대비 각각 0.05%포인트(p), 0.15%p씩 인하했다. 이에 따라 중국은 1년물 LPR는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8월 인하했고, 5년물은 지난 1월과 5월, 8월 올 들어 세 차례 인하했다.
LPR는 중국 내 18개 시중은행이 보고한 최우량 고객 대출금리 평균치로, 중국 정부는 전 금융기관이 LPR를 대출 업무에 기준으로 삼도록 요구하고 있다. 사실상 중국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달 1년물 LPR 금리 동결은 예상됐던 바다. 앞서 15일 금융기관에 공급하는 정책자금 금리인 1년물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가 전달과 동일한 2.75%를 유지했기 때문이다. MLF 금리는 LPR와 연동된다. LPR는 1년물 MLF에 은행 조달비용, 위험 프리미엄 등을 가산해 산출하는 금리이기 때문에 MLF 금리를 내리면 LPR도 인하 수순을 밟는 것이다.
다만 5년물 LPR 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 전망은 엇갈렸다. 현 중국 부동산 경기를 고려할 때 5년물 LPR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는 관측이 잇달았다. 왕칭 둥팡진청 수석 애널리스트는 앞서 "부동산 회복에 대한 지원이 성장의 핵심이기 때문에 당국이 5년 만기 LPR를 15bp(0.15%p) 추가 인하할 수 있다"고 전망했었다.
중국 부동산 시장은 빠르게 냉각되고 있다. 시장정보업체 중국부동산정보에 따르면 올해 1~9월 중국 내 100대 부동산 기업의 신규 주택 판매액은 4조6700억 위안(약 921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4% 감소했다. 자금 경색이 지속되면서 공사가 중단되거나 지연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중국 경제 매체 매일경제신문은 이번 결정이 제20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가 진행되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라는 점을 주목했다. 앞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6일 당대회 업무보고에서 중국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부동산 정책에 대한 기조 변화를 언급하지 않았지만, 관영 매체에 공개된 전문에 "주택은 투기가 아닌 거주를 위한 것"이라는 문구가 다시 등장한 만큼 당국이 부동산 관련 규제를 당장 완화하지 않겠다는 점을 시사했다고 신문이 전했다.
이에 지급준비율(지준율) 인하 카드를 꺼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당장 다음달 만기가 도래하는 MLF 대출 물량이 1조 위안이나 되기 때문에 조만간 지준율 인하 조처를 통해 일부 MLF 만기 도래분을 대체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