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18일 대한적십자사 바자행사에 참석했다. 특히 그간 '선(先)행보 후(後)공개' 기조와 달리 대통령실이 최초로 일정을 사전 공지하면서 김 여사가 보다 적극적인 공개행보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김 여사는 이날 오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22 대한적십자사 바자행사'에서 "지난 117년간 우리 사회의 소외된 이웃을 위한 인도주의 사업을 선도해오신 대한적십자사와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실천하고 계신 여성봉사특별자문위원회 위원과 수요봉사회원들께 감사드린다"고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또한 김 여사는 59개 부스를 일일이 둘러보며 봉사자들을 격려하고, 기증물품 및 재활용품 부스와 주한 외교사절단 부인들이 운영하는 부스에서 넥타이와 코트, 니트, 그리고 공예품과 고추장, 새우젓 등을 구매했다.
 
적십자사 바자는 1984년부터 시작된 행사로, 고위 공무원 부인, 금융‧공공기관장 부인, 외교사절 부인 등으로 구성된 '수요봉사회'와 기업들의 참여로 운영되는 자선기금 마련 행사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3년 만에 오프라인에서 열렸다.
 
이재명 부대변인은 "적십자사는 명예총재인 대통령의 부인을 매년 적십자 바자행사, 사랑의 선물 제작 등 이웃 사랑을 위한 행사에 초대하고 있다"며 "역대 대통령 부인 다수가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김 여사가 국내에서 윤 대통령 없이 단독 공개일정을 진행한 것은 지난 6월 13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를 예방한 이후 약 4개월 만이다. 이후 김 여사는 비공개 봉사활동에 집중해 왔다. 봉사활동을 하고 나중에 알려져 대통령실이 확인하는 형태였다. 

지난 8월 폭우 수해 현장을 수차례 찾아 복구 활동을 지원했고, 같은 달 31일에는 경기도 성남에 있는 '안나의집'을 찾아 배식 및 설거지 봉사 활동을 했다. '정인이 사건' 2주기를 하루 앞둔 지난 12일에는 경기 양평 정인이 묘소를 참배했다.

김 여사의 '조용한 행보'는 외부의 시선을 다분히 의식한 결과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김 여사의 '주가조작·논문 표절·허위 경력 의혹' 관련 공세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공개 행보가 부담스러웠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윤 대통령 취임 후 5개월이 지나면서 야당이 제기하는 이른바 '김건희 리스크'는 상수가 됐다. 여권 내부에서는 여론 주목도가 높은 김 여사가 적극적인 내조로 윤 대통령을 지원하는 것이 오히려 긍정적일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대통령실은 이번 '일정 사전 공개'에 "큰 행사고 다른 곳에서 김 여사의 참석 사실이 나올 것 같아 공지한 것 같다"면서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