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치자산 100억은 돼야"… 증권사, 초고액 큰손 모시기 승부수

2022-10-17 16:47
하락장 위축된 업황 속 묘책 활용
삼성증권 국내 첫 100·100클럽 달성
한투·NH즌권 등도 특별서비스 강화

[자료=크레디트스위스]


최근 고액자산가를 확보하기 위한 증권사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회계법인 등과 협업을 통해 전문적인 자산관리(WM) 솔루션 서비스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하락장 속 다양한 금융상품에 투자하고, 안정적인 수익률을 원하는 초고액자산가들의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은 WM서비스 강화를 위해 회계법인과의 업무협약을 진행했다. 고액자산가 맞춤형 서비스를 출시하기 위해서다.
 
한국투자증권은 삼정회계법인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중소·중견 기업고객을 공동으로 발굴하고, 인수합병(M&A), 파이낸싱 관련 자문을 제공할 계획이다. 초고액자산가 전담조직 ‘GWM’(Global Wealth Management)를 통한 시너지가 기대된다.
 
한국투자증권의 GWM은 초고액자산가 글로벌 자산배분 및 투자, 자산승계 토털 서비스 등 패밀리오피스 종합 솔루션을 제공 중이다.
 
NH투자증권은 고액자산가 WM특화 본부인 프리미어블루를 내세워 한영회계법인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들은 고액자산가 고객들의 가업승계 컨설팅 서비스를 강화할 방침이다.
 
NH투자증권의 프리미어블루는 30억원 이상 자산을 보유한 자산가 특화본부이며 예치자산이 100억원 이상인 초고액자산가를 위한 패밀리오피스 서비스도 운영 중이다. 또한 고객들의 해외자산 투자를 위해 해외부동산 투자컨설팅 및 국제 자산상속·증여 컨설팅도 제공하고 있다.
 
국내증권사 중 WM부문 강점을 가진 곳으로는 대표적으로 삼성증권이 꼽힌다. 앞서 지난해 개인 및 법인 고객 예탁자산이 각각 100조원을 돌파해 국내 증권사 중 최초로 ‘100·100클럽’을 달성하는 등 초고액자산가 보유 비중이 타사 대비 우위에 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초고액자산가 시장에서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이 삼성증권 아성에 도전하는 모양새”라며 “삼성증권은 ‘삼성’이라는 브랜드 파워와 함께 보수적인 투자전략을 통한 안정적 수익률로 자산가들의 수요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증권사들이 초고액자산가 WM부문 개선에 집중하는 이유는 코로나19 이후 고액자산가 규모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액자산가는 금융자산 10억원 이상, 초고액자산가는 금융자산 100억원 이상을 보유한 자산가들을 가리킨다.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자산가격이 급등하면서 고액자산가 규모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글로벌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가 발표한 ‘글로벌 부(富) 보고서 2022’에 따르면 한국 성인 중 100만 달러(약 14억원)가 넘는 자산을 보유한 성인들은 129만명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대비 11만6000명 늘어난 규모다. 보고서에서는 자산가 증가세가 향후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100만 달러 이상 자산을 보유한 성인이 2026년 기준 205만9000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주식시장 하락세, 글로벌 중앙은행 긴축정책에 따른 금리인상 기조 등 금융투자업계의 불확실성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위축된 업황을 감안하면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률을 추구하는 고액자산가가 영업적인 부담이 적고, 투자규모 등을 고려했을 때 수수료 수익 등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중장기적 성장전략으로 적합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소액투자자를 위한 WM서비스를 신설하거나 강화했지만 업황 위축으로 인해 수익개선이 다소 어려운 상황”이라며 “초고액자산가를 위한 맞춤형 WM서비스를 통해 수수료 수익개선과 함께 타 부문 연계 시너지도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