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퇴거 외국인 무기한 수용..."신체의 자유 박탈" vs "사회 방위 달성"
2022-10-13 16:32
헌재, 13일 첫 공개변론...2014년·2018년 해당 조항 '합헌'
헌재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출입국관리법 제63조 1항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제청 사건의 첫 공개변론을 진행했다. 해당 심판대상조항은 '강제퇴거명령을 받은 사람을 여권 미소지 또는 교통편 미확보 등의 사유로 즉시 대한민국 밖으로 송환할 수 없으면 송환할 수 있을 때까지 그를 보호시설에 보호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앞서 수원지법과 서울행정법원은 심판대상조항에 대한 위헌 제청을 헌재에 신청했다. 당시 법원은 심판대상조항의 '송환할 수 있을 때까지'라는 표현이 과잉금지 원칙을 위배해 강제퇴거 대상자의 신체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판단했다. 또 법원의 영장 없이 신체 구금이 가능해 영장주의에 반한다고도 지적했다.
신청인 측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충분한 구제절차가 없는 무기한의 구금은 위헌"이라며 "(심판 조항은) 보호가 필요한 아동이나 난민도 예외없이 구금하는 무차별적이자 통제 수단이 없는 제도"라고 말했다. 이어 "기술 발전에 따라 지속 가능한 대안을 도입하는 것이 세계적인 흐름에 부합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해당 심판대상조항은 원칙적으로 아동 구금이 가능하도록 해 아동의 신체의 자유와 인간의 존엄성을 과도하게 침해한다"고 비판했다. 또 "3개월 이상 장기 보호 인원만 월 평균 233명"이라면서 "해당 조항이 보호 기간의 상한을 규정하고 있지 않아 강제퇴거 대상 외국인에 대한 무기한의 구금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해당 조항은 검사의 신청에 의해 발부되는 영장 없이 외국인의 인신 구속이 가능해 영장주의에 반한다고 밝혔다. 신청인 측은 행정소송과 보호기간 연장승인제도, 이의 신청 등 관련 구제절차 역시 실효성이 없어 적법절차 원칙에도 위배된다고 설명했다.
이해관계인으로 나온 법무부 측은 "심판대상조항이 헌법상 과잉금지 원칙에 반하거나 신체의 자유를 제한하지 않고 영장주의와 적법 절차 원칙 또한 위반하지 않는다"면서 해당 조항에 대한 헌재의 합헌 결정 의견을 유지해 달라고 주장했다.
법무부 측은 "출입국 관리 행정은 주권 국가로서의 기능 수행으로 강제 퇴거 집행에 대한 구체적 절차에 관한 사항 역시 넓은 재량이 인정된다"면서 "외국인의 출입국과 체류를 통제하고 조정하기 위한 입법 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적정성을 갖추고 있다"고 반박했다.
또 "평균 보호 기간은 대부분 10일 안팎이고 1년 이상 보호된 불법 체류자들은 극소수"라면서 "강제 퇴거 집행의 실효성 및 사회 방위와 신체의 자유 측면에서 과잉 금지 원칙에 반하지 않아 신체의 자유도 침해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영장주의 위반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법무부는 "강제퇴거 대상자가 본국 또는 제3국으로 자진 출국하여 보호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어 일반적인 구금과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해당 출입국관리법이 헌재 심판대에 오른 것은 이번으로 세 번째다. 2014년에는 위헌 정족수에서 2명, 2018년에는 위헌 정족수에서 1명이 부족해 합헌 결정이 내려진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