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양자 굴기 대응책 내놓은 과기정통부 "박사급 인재 1000명 양성...기업도 도와 달라"

2022-10-13 16:20
오태석 차관, 국내 양자 기업 애로사항 청취...양자 전공자 부족 한 목소리
고려대 주관 양자대학원 운영...매년 양자 전문인력 30명 배출

국내 산·학·연 양자기술 전문가들이 전문인력 양성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미국·유럽연합·중국 등이 국가 경제와 안보를 위해 집중 연구하고 있는 양자(Quantum) 기술을 따라잡기 위해 정부·학계·기업이 힘을 모은다. '양자대학원'을 설립하고 2030년까지 1000명의 양자 전문인력을 양성한다.

13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제1차 전략기술(양자) 인재정책’ 간담회를 개최하고 전문가 양성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행사에는 오태석 과기정통부 제1차관을 필두로 이영욱 KT인프라연구소 소장, 김동호 포스코홀딩스 퀀텀·AI센터장, 곽승환 제네시스퀀텀 대표, 박성수 ETRI 양자기술연구단 단장 등 양자 관련 연구를 진행 중인 국내 산·학·연 핵심 관계자가 참석해 양자 전문인력 확대라는 뜻을 함께했다.

이영욱 소장은 "KT는 현재 양자 센싱과 양자 암호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데, 이를 위한 양자 전문인력을 구하는 것은 (KT라는 대기업에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김동호 센터장은 "포스코는 양자 컴퓨팅과 제철, 2차 배터리, 수소환원 등 기업 비즈니스를 결합하고 이익을 창출하는 방안을 지속해서 연구하고 있다"며 "지난 8월 양자 전문인력 보강을 위해 채용을 진행했는데, 100여 명의 지원자 가운데 양자컴퓨팅 전공자가 1명도 없을 정도로 인력 부족을 체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과기정통부는 이번 간담회에서 논의한 전문가 의견 등을 바탕으로 정책과제를 구체화하고, 12월까지 양자 분야 핵심인재 확보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오태석 차관은 "미국조차 양자 인력이 부족하다는 보고서를 내고 해외 인력을 유치할 것임을 시사한 상황인 만큼 양자 전문인력 육성뿐만 아니라 기업이 이들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고 당부하며 "과기정통부도 전문인력의 양적 규모 확대뿐만 아니라, 50큐비트 한국형 양자컴퓨터 구축과 핵심기술 개발 및 석·박사 공동 교육훈련 등으로 연구자 역량도 향상될 수 있도록 지원책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과기정통부가 공개한 '양자 관련 논문 주저자와 교신저자 분석 결과'에 따르면 국내 양자 연구자 수는 500여 명에 불과했다. 중국 5518명, 유럽연합 4100명, 미국 3122명, 영국 881명, 일본 800명 등과 비교해 규모 면에서 많이 부족했다. 

또, 양자 기술 선점을 위해 국내 연구자 가운데 양자 관련 미국 특허에 출원한 수는 100명 수준으로 집계됐다. 양자컴퓨팅 25명, 양자통신 68명, 양자센싱 7명으로, 이동통신 3사가 미래 통신 보안을 위해 연구 중인 양자통신을 제외하면 특허 출원 수가 많이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과기정통부는 양자 전문인력 확보를 위해 고려대 주관 9개 대학, 현대차 포함 7개 기업, 4개 연구 기관이 연합한 양자대학원을 설립하고 매년 박사급 인력을 30명 이상 양성하는 등 2030년까지 540여 명의 양자 전문인력을 육성할 계획이다. 전체 인력 육성의 절반을 양자대학원이 맡는 셈이다.

양자대학원은 구체적으로 양자 우월성을 목표로 양자 원리를 이용해 정보를 저장, 전송, 조작, 계산, 측정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관련 인력을 양성하는 것이 목표다. 

양자대학원 센터장을 맡은 최만수 고려대 물리학과 교수는 "양자 정보 과학 연구와 산업 전문인력 집중 양성을 위한 융합형 공유 대학원 체계를 개발할 계획"이라며 "센터에 참가하지 못한 대학과 학생을 위해 양자 관련 교과목 서적과 강의 영상을 만들어 무료로 배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