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임대차법 시행 2년…전월세 시장 격변 예고

2022-05-12 14:39
8월부터 갱신청구권 쓴 매물 쏟아져…서울만 1만5000가구 대상
전·월세 매물 줄고 보합세 전환…원희룡 장관 후보자, 정책 변수

사진은 지난 10일 여의도 63스퀘어에서 본 서울 아파트. [사진=연합뉴스]

주택 전·월세 시장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른바 임대차 3법 중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 등 임대차 관련 2개 법안이 오는 8월 시행 2년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임차인들의 주거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2020년 8월부터 이 법안을 시행했다.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임차인들이 요구하면 임대료 상승률을 5% 이내로 제한해 2년 더 거주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12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아파트 실거래가)에 따르면, 서울 전월세 매물은 4만1750건으로 올해 1월 1일과 비교해 19.7%, 임대차 시행 직후인 2020년 8월 1일과 비교해 30.1% 감소했다.
 
이에 따라 전·월세 매물이 가파르게 줄고 있다. 계약갱신권을 한 번 쓴 매물은 향후 4년간 보증금을 올리지 못할 것에 대비해 가격을 크게 높여 시장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서울에서만 전세 만료 가구가 최소 1만5000가구로 파악되면서 큰 후폭풍이 예상된다.
 
전세가 하락세도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을 보면 서울 전세가격은 5월 첫째 주(2일 기준) 보합세로 전환했다. 1월 다섯째 주 하락세로 돌아선 이래 13주 만이다.
 
또한 전세대출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을 경우 월세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졈쳐진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 후보자의 주택정책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원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서 임대차 3법에 대해 기본 취지에 동의하면서도 “폐지에 가까운 근본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원 후보자는 “가격과 기간에 대해 우악스럽게 누르기보다는 임대와 임차 상호간 수요공급이 숨통이 트여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넓은 시야의 제도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이와 관련해 저소득 세입자들을 위해 대출 지원에 나섰다. 서울시가 발표한 ‘전·월세 시장 안정화 방안’에 따르면 오는 8월부터 계약갱신청구권이 만료돼 신규로 전세 계약하는 저소득 가구에 대출한도 최대 3억원을 최대 연 3%대(본인 부담 최소금리 1% 이상)로 지원한다.
 
다만 무주택 임차인이 대상이며, 최장 2년 한시적 지원이다.
 
금리는 소득 구간별로 차등 적용해 저소득 가구일수록 더 많은 이자를 지원하고 부부합산 연 소득 8000만~9700만원 이하(지원 금리 0.9%)부터 2000만원 이하(지원 금리 3.0%)로 구분한다. 자녀가 있을 경우 1자녀 0.2%포인트, 2자녀 0.4%포인트, 3자녀 이상 0.6%포인트를 추가로 지원할 예정이다.
 
한편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날 기준 전국 아파트값은 전주보다 0.01% 하락했다. 부동산원 조사에서 전국 아파트값이 떨어진 건 4월 첫 주 이후 4주 만이다. 지역별로 살펴봐도 집값이 떨어진 지역(78곳)이 오른 곳(70곳)보다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