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의존도 낮춰..."대안 있다"

2022-04-27 15:02

로베르트 하벡 독일 부총리 겸 경제·기후부 장관이 독일은 이미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의존도를 낮췄다며, 수입 금지 조치가 이뤄지더라도 대안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로이터 등 외신들에 따르면 하벡 장관은 이날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안나 모스크와 폴란드 경제장관과의 회담 후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독일이 러시아산 원유에 덜 의존하게 되었다고 언급했다. 이어 독일에 공급되는 원유 중 러시아산 원유의 비중은 12% 정도에 불과하다며, 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 기록한 35%에서 크게 줄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하벡 장관은 몇 주간의 고된 노력 끝에 현재 독일은 러시아산 원유에 전혀 의존하지 않는 상태에 "매우 근접했다"고 덧붙였다. 

하벡 장관은 특히 "현재 수입산 원유 중 약 12%만을 차지하고 있는 러시아산 원유는 독일 북동부에 위치한 슈베트PCK정유공장으로 향하는 물량"이라며 "앞으로 수일 내에 이에 대한 대안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정유업체 로스네프트는 PCK정유공장의 반 이상을 소유하고 있다. 하벡 장관은 정확히 어떻게 러시아산 원유를 대체할지는 밝히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독일이 폴란드와의 협력을 통해 러시아산 원유를 대체할 것으로 여기고 있다. 

이날 유럽연합(EU)은 2027년까지 러시아산 석유와 천연가스에 대한 의존도를 '0'으로 만드는 방안을 추진한다고도 밝혔다. 파올로 젠틸로니 경제 담당 EU 집행위원은 이탈리아 매체 일메사제로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말까지 러시아산 원유와 가스에 대한 의존도를 3분의 2만큼 줄이고, 2027년 말까지는 수입을 전면 중단한다는 목표를 세웠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그간 EU는 러시아를 제재하기 위해 러시아산 원유와 천연가스 수입 금지 등을 논의해 왔다. 그러나 러시아산 에너지에 대해 높은 의존도를 가진 독일 등에서 반발하며 회원국 간 의견은 엇갈렸다. 이에 EU는 수입량을 점진적으로 줄이거나, 특정 가격 이상일 경우에는 관세를 물리는 방안을 검토해 왔다. EU는 가스의 90%, 석유제품의 97%를 수입하고 있으며, 이 중에 가스의 40%, 원유 25% 가량이 러시아산이다.

이미 EU가 내달 15일부터 대러시아 제재를 통해 엄격히 필요한 경우에만 로스네프트 등으로부터 원유를 구매할 수 있다고 규정한 가운데, 러시아는 원유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경제 제재가 러시아의 핵심 산업인 원유 부문에도 타격을 입히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EU 제재를 우려하며 원자재 중개업자들이 입찰을 포기한 가운데 로스네프트는 원유 수송선 19척을 가득 채울 수 있는 막대한 원유를 처리할 수 없게 됐다. 이러한 현상이 이어질 경우, 원유 저장시설이 부족한 러시아는 원유 생산량 자체를 줄여야 한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더라도, 다시 증산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