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투자자 앞에 첫 데뷔하는 SK 사피온...초고속 AI 화질 향상으로 이목 집중

2022-04-24 19:00
NAB Show 22 현장에서 AI 화질 강화 시연...美 기업·투자자 관심도↑
류수정 대표 "사피온 스마트팩토리에도 유용...비파괴 검사 최적"

NAB Show 2022 사피온 부스 [사진=사피온]

SK ICT 연합의 인공지능(AI) 반도체 '사피온'이 미국 기업과 투자자들 앞에 선다. 차세대 지상파를 위한 실시간 화질 강화(업스케일러) 기술을 시연해 자사 AI 반도체의 성능과 효율성을 알릴 계획이다. 글로벌 기업에서 대규모 투자를 유치함으로써 사피온을 엔비디아·구글 등과 대등한 AI 반도체 팹리스로 키운다는 박정호 SK하이닉스·SK스퀘어 부회장의 목표를 향한 첫 행보다.

24일 SK텔레콤(SKT)에 따르면 계열사 사피온과 캐스트닷에라(Cast.era)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NAB Show(방송기자재 박람회) 2022에서 5G-ATSC 3.0 융합 방송 서비스와 이를 위한 AI 업스케일러 기술을 시연한다. 

이날부터 27일까지 열리는 이번 행사에서 사피온은 AI 반도체 '사피온X220'을 활용해 풀HD 화질의 콘텐츠를 실시간으로 4K 화질로 강화하는 것을 보여준다. 이를 통해 방송국들은 저렴한 비용으로도 높아진 이용자 안목을 충족할 수 있다.
 

NAB Show 2022 사피온 부스 [사진=사피온]

SK ICT 연합이 사피온을 미국 기업과 투자자들에게 공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K ICT 연합은 지난 2월 MWC 22에서 유럽 기업과 투자자들에게 사피온을 소개했고, 4월에는 월드IT쇼를 통해 국내 기업과 이용자들에게 공개한 바 있다.

박정호 부회장은 사피온이 엔비디아·구글 등 빅테크와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글로벌 투자사에서 대규모 투자를 유치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미국 실리콘밸리에 사피온 본사를 두는 등 관련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다. 

반도체 업계에선 이번 행사가 사피온 글로벌 투자 유치의 성패를 가를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사피온과 SK ICT 연합은 사피온의 강점인 실시간 이미지·영상 처리 능력을 미국 방송·통신 업계 전문가에게 알리기 위해 총력을 다할 계획이다. 이를 토대로 한국 스타트업에도 구글·엔비디아 등과 대등한 기술력이 있다는 것을 미국 투자자들에게 인식시키는 게 목표다.

앞서 류수정 사피온 대표는 미국 경제지 CNBC와 인터뷰하면서 "사피온은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뿐만 아니라 스마트팩토리와 같은 현장에 바로 적용할 수 있다"며 "사피온과 AI를 활용한 비파괴 검사를 통해 제품 불량률을 줄이고, 복잡한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수율을 높임으로써 반도체 공급 부족을 해결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피온 직원들이 현장에서 기능 설명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사피온]

사피온은 내년에 △사피온X330 △사피온X340 △사피온X350 등 신형 AI 반도체 3종을 선보이고, 2025년에는 SK하이닉스와 협력한 첫 결과물을 출시한다는 계획안도 내놨다. 사피온X300 시리즈는 전작 '사피온X220'이 AI 모델 추론(실행)만 가능한 것과 달리 AI 모델 학습도 지원하는 게 특징이다. SK하이닉스와 공동 개발하는 사피온X430은 더 강화된 AI 추론·학습 성능에 SK하이닉스가 지난해 개발한 차세대 적층형 메모리 'HBM3'를 적용한다.

한편 SKT와 북미 최대 지상파 방송그룹 싱클레어의 합작사인 캐스트닷에라는 차세대 지상파 기술인 ATSC 3.0과 5G를 결합함으로써 4K·120㎐ 초고화질 방송을 시청하며 방송사와 시청자가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양방향 결합 서비스를 NAB Show에서 선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