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재무부 부장관 "러시아 군수 분야 서서히 분해해 버릴 것"

2022-04-19 15:03

러시아를 겨냥한 미국의 압박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18일(이하 현지시간)부터 국제통화기금(IMF)ㆍ세계은행(WB) 춘계 총회 및 이 기간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는 러시아를 겨냥한 제재를 더욱 강화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로이터 등 외신은 전했다. 

미국은 이번 행사기간 동안 IMF와 WB 회원국을 대상으로 러시아에 대한 압박을 더욱 강화하는 것은 물론, 러시아 관련 제재를 회피하거나 러시아가 피할 수 있도록 돕는 국가들에 대해서도 강력한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월리 아데예모 재무부 부장관은 18일 연설에서 러시아에 강력한 제재가 역풍을 불러올 수 있다는 주장에 반박하고 나섰다. 이어 필요하다면 제재의 강도를 더욱 높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데예모 부장관은  이날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 주최로 열린 행사에서 “(러시아에 가한 제재는) 글로벌 금융 시스템이 얼마나 필수적인지, 여기에서 배제되는 것은 낭비적이고 이를 피하려는 것은 얼마나 소모적인지를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이어 “제재로부터 피하려는 러시아의 노력은 강력하게 구성된 글로벌 금융시스템의 힘으로 좌절됐다."고 강조했다. 

아데예모 부장관은 러시아에 가해진 제재는 전세계 경제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30개국가가 참여한 다각적인 노력이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전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쓰이는 통화의 발행국과 첨단기술 제품을 만드는 국가들이 (제재에)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미국은 가장 풍부하고 유동적인 자본시장, 역동적 경제, 안정적 법 체계를 가지고 있는 국가라면서 세계기축통화로서 달러의 위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달러는 어디서나 통용되는 통화로 남을 것이며, 심지어 달러 체계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국가에서도 남아있을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이같은 발언은 최근 미국의 강력한 대러 제재가 오히려 부작용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것이다. 러시아 등 미국 동맹세력과 반대편에 있는 국가들이 달러를 버리고 대안을 찾거나 새로운 금융시스템 구축에 나설 수 있으며, 이는 결국 세계의 균열을 가져올 수 밖에 없다는 주장도 최근에는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아데예모 부장관은 또 러시아의 군산복합체와 공급망을 파괴함으로써 군수 분야를 서서히 분해해 버릴 것이라고 경고에 나서기도 했다. 

한편, 미국 정부는 러시아가 참석할 것으로 예상되는 일부 회의 보이콧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은 앞서 6일 미 하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서 G20 재무장관 회의에 러시아 대표가 참석하면 자신은 불참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AFP통신은 미국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 고위 당국자들도 일부 세션을 보이콧할 수 있다고 전했다.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은 대면이 아닌 화상으로 회의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우크라이나 문제를 논의하는 세션에는 러시아의 참석과 무관하게 미국의 입장을 분명히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옐런 장관은 데니스 슈미갈 우크라이나 총리와, 아데예모 부장관은 세르히 마르첸코 우크라이나 재무장관과 양자회담을 가진다. 이 자리에서 미국 정부의 우크라이나 지원 의지를 재강조하고 원조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4일 우크라이나 키이우 지역 테르마히프카 마을에서 우크라이나 군인이 러시아 침공 당시 파괴된 탱크의 잔해를 조사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