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마감] 연준 공격적 긴축 가능성 우려하며 하락...나스닥 2.14%↓

2022-04-15 06:50

14일(현지시간) 뉴욕증시 3대 지수가 하락했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세) 우려가 확대된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긴축 속도를 높일 것이라는 판단에 국채 금리가 급등하며 투자자들은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113.36p(0.33%) 하락한 3만4451.23에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92.51p(2.14%) 밀린 1만3351.08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54.00p(1.21%) 떨어진 4392.59를 기록했다.

주간 기준 다우지수는 0.78% 하락했고,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도 각각 2.13%, 2.63% 하락했다. 내일은 '성 금요일' 연휴로 미국 금융시장이 모두 휴장한다.

이날 S&P500지수의 11개 부문은 △에너지 0.41% △유틸리티 0.01% 등 2개 부문을 제외하고 일제히 하락했다. 각각 △임의소비재 -1.57% △필수소비재 -0.04% △금융 -1.04% △헬스케어 -0.46% △산업 -0.1% △원자재 -0.34% △부동산 -0.58% △기술주 -2.45%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1.82% 등이 모두 내렸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큰 폭의 금리 인상을 시사하는 연준 당국자들의 발언이 이어지며 연준이 공격적으로 긴축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는 커지고 있다. 

존 윌리엄스 뉴욕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을 통제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신속하게" 인상할 필요가 있다며 "우리는 정책을 더 중립적인 수준으로 되돌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5월 회의에서 50bp(1bp=0.01%p) 인상이 이뤄질 수 있는지를 묻자 "아직 결정을 내리지는 않았다"면서도 "연방기금금리가 매우 낮은 수준이기 때문에 합리적인 선택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주 발표된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가 모두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상승한 것 역시 연준의 공격적 긴축 가능성을 키웠다. 3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8.5% 증가해 1981년 12월 이후 가장 빠른 연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3월 PPI 역시 전년 동월 대비 11.2% 폭등하며 2010년 이후 가장 큰 오름폭을 기록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연준의 공격적인 긴축 우려에 전날의 2.689%에서 올라 2.82%를 기록했다. 2년물 국채금리도 10bp가량 올라 2.48%까지 상승했다.

이에 기술주들은 타격을 입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은 각각 2.7%, 3% 하락했다. 반도체주 역시 엔비디아가 4.3%, AMD가 4.8% 내리며 폭락했다.

은행주들의 실적은 갈렸다. 웰스파고는 분석가들의 추정치에 미치지 못하는 1분기 수익을 기록했다고 밝히며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다만,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씨티그룹은 예상을 상회하는 1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이 중 웰스파고 주가는 회사의 분기 EPS는 예상치를 웃돌았으나, 영업수익이 모기지 금리 상승으로 예상치를 밑돌았다는 소식에 5% 이상 하락했다. 

골드만삭스 주가는 전망치를 웃도는 실적에도 0.10% 하락했지만, 모건스탠리와 씨티그룹 주가는 각각 0.75%, 1.56% 상승했다. 

금융정보제공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S&P500지수에 상장된 은행들의 1분기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 줄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전체 기업들의 1분기 순이익은 4.5%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4.03% 오른 22.70을 기록했다.

유럽 주요국 증시는 유럽중앙은행(ECB)이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기준금리를 동결하겠다고 발표하자 상승했다. 

영국 런던증시의 FTSE100지수는 전날 대비 35.58p(0.47%) 상승한 7616.38을 기록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증시의 DAX지수는 87.41p(0.62%) 오른 1만4163.85에, 프랑스 파리증시의 CAC40지수는 47.21p(0.72%) 오른 6589.35에 마감했다. 범유럽지수인 유로 Stoxx50지수는 전장보다 20.72p(0.54%) 오른 3848.68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 상승...EU, 러시아산 원유 제재 가능성
국제유가는 유럽연합(EU)이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단계적으로 금지하는 안을 고려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가운데 상승했다.

이날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장보다 2.70달러(2.59%) 오른 배럴당 106.95달러에 마감했다. 주간으로도 8.84% 상승했다.

오전 6시 2분(한국시간) 기준 영국 런던ICE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6월물 가격 역시 2.65달러(2.44%) 오른 배럴당 111.43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EU 당국자들이 러시아로부터의 원유 수입을 금지하기 위해 초안을 마련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EU 당국자들은 독일 등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에게 대체 공급처를 마련할 시간을 주기 위해 단계적 금지 방안을 채택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EU는 석탄에 대해서도 4개월간의 이행 기간을 둬 유사한 방식으로 러시아산 석탄 수입을 금지한 바 있다.

다만 러시아산 석유 금수 조치는 오는 24일 예정된 프랑스 대통령 선거 결선 투표가 끝날 때까지는 협상에서 제시되지 않을 것이라고 당국자들은 전했다. 제재로 인해 유가가 급등하면 선거에 영향을 미칠 위험이 커지기 때문이다.

앤드류 리포우 리포우오일어소시에이츠 대표는 "단계적 금지로 인해 유럽 구매자들은 대체 공급원을 찾아야 할 것"이라며 "일부는 전략적 비축유 방출을 통해 해결되겠지만, 앞으로는 더 많은 공급이 필요할 것이다"라고 로이터에 말했다.

금값은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6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온스당 9.80달러(0.49%) 내린 1974.90달러에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