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부터 '마지막 거리두기'… 사실상 방역 다 풀었다

2022-04-03 16:58
2주 뒤 실내마스크 제외한 방역조치 전면해제할 듯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거리. [사진=연합뉴스]



4일부터 '10명·밤 12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된다. 정부가 '일상 회복' 재시행을 준비 중인 만큼 이번 2주간 사회적 거리두기가 마지막 거리두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앞으로 2주간 거리두기 시행 결과에 따라 남은 방역 조치 유지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여기엔 최후의 보루로 여겨지는 실내 마스크를 제외하고 사적 모임과 영업시간 제한 등 거리두기 전면 해제와 함께 실외에서 마스크를 벗는 방안까지 검토되고 있다. 

이처럼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발(發) 대유행이 감소 추세로 전환하고 방역 조치가 완화되며 일상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영국과 대만에서 오미크론 변이와 스텔스 오미크론 변이가 결합된 형태의 새로운 변이가 발생해 또다시 우려가 나온다. 

3일 보건복지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정부는 4일부터 17일까지 2주간 사적 모임 인원을 기존 8명에서 10명으로, 식당·카페 등 다중이용시설 영업시간 제한을 오후 11시에서 자정까지로 완화하는 새 거리두기 조치를 시행한다. 

사적 모임은 백신 접종 여부와 상관 없이 10인까지 가능하다. 동거 가족, 아동·노인·장애인을 위한 돌봄 인력은 인원 제한에서 제외된다. 

밤 12시까지 영업이 가능한 시설은 △유흥시설 △식당·카페 △노래연습장 △목욕장업 △실내체육시설 △평생직업교육학원 △PC방 △오락실 △멀티방 △카지노 △파티룸 △마사지·안마소 △영화관·공연장 등이다. 

행사·집회 등은 백신 접종 여부와 상관 없이 최대 299인까지 가능하다. 300명 이상 비정규 공연·스포츠 대회·축제 등 행사는 관계 부처 승인을 받아야 가능하다. 

정부는 거리두기 조치를 완화한 배경에 대해 최근 오미크론 변이로 인한 유행이 감소세로 전환한 것으로 분석됐고, 거리두기 완화에 대한 국민적 기대감이 높은 것을 고려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정부는 이번 새 거리두기 조치가 시행되는 2주간 확연하게 감소세가 나타나고, 위중증 환자와 의료체계가 안정적으로 관리된다면 '실내 마스크 착용' 등 핵심 수칙을 제외한 사적 모임·영업시간 제한을 완전히 해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예상대로 방역 조치가 해제된다면 이번 2주간 거리두기가 마지막 거리두기 조치이며, 마스크 착용을 제외한 모든 방역 조치가 해제되는 셈이다.

권덕철 중대본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최종적으로는 실내 마스크 정도를 제외하고 영업시간, 사적 모임, 대규모 행사 등 모든 방역 규제를 해제하고 일상에 가까운 체계로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더 나아가 코로나19 기본 방역수칙인 실내·외 마스크 착용도 유행 상황에 따라 완화될 전망이다. 향후 2주간 유행세에 따라 이번 거리두기가 끝나면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는 해제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재 코로나19 유행세는 2주 전 최고 정점을 기록한 이후 완만한 감소세를 기록 중이다. 국내 코로나19 수리모델링 TF(태스크포스)가 지난달 말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향후 코로나19 유행이 완만한 감소세를 보일 수 있다고 예측된다. 

코로나19 수리모델링 TF가 지난달 23일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다수 국내 연구팀은 앞으로 코로나19 확진자 규모가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선화 국가수리과학연구소 산업수학혁신팀 연구원은 지역 발생 확진자 수가 오는 6일 29만3754명, 20일 18만6437명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같은 연구소 권오규 공공데이터분석연구팀장도 주민 이동량 분석을 통해 "거의 모든 지역에서 일일 신규 확진자 수 감소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대유행 여파 진행 중···새 변이 XE 출현 

다만 정부는 현재까지 확연한 감소세가 나타나지 않았다며 신중한 모습이다. 위중증·사망은 아직 정점에 도달하지 않아 4월 초·중순까지는 증가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고, 이른바 '스텔스 오미크론'으로 불리는 BA.2 변이 국내 우세종화로 유행 감소세가 안정적으로 지속될지 불확실하다는 분석에서다. 

권 1차장은 "의료체계 여력은 관리범위 내에 있지만 병실 가동률이 계속 상승하고 있고, 위중증 환자도 증가할 가능성이 있어 아직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면서 "이러한 상황에서 전면적인 완화는 위험성이 있다고 보고 점진적으로 완화하고 결정했다"고 말했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스텔스 오미크론 국내 검출률이 56.3%로 나타났다. 방대본은 검출률이 50%를 초과하면 우세종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최근 영국과 대만에서 오미크론 변이와 스텔스 오미크론 변이가 결합된 형태의 새로운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XE' 감염 사례가 보고된 것도 변수다. 방역 조치 해제로 일상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재유행 우려가 또다시 제기된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발표한 주간 보고서에 따르면 오미크론에 스텔스 오미크론이 합쳐진 코로나19 새 변이가 지난 1월 19일 영국에서 처음 발견됐다. WHO는 "초기 연구에서는 XE가 BA.2보다 10% 정도 '감염 증가율 우위(community growth rate advantage)'를 보였다"며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영국 보건안전청(HSA)도 지난달 25일 보고서를 통해 XE 변이를 언급하고, 지난달 22일까지 전국에서 감염 사례 637건이 보고됐다고 발표했다. 

또 중국시보와 연합보 등 대만 언론은 3일 대만 보건당국이 지난달 18일 대만 입경 당시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인 체코발 대만 여성에게서 XE 변이가 검출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