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명에너지, 수요예측 흥행 저조에 코스닥 상장 철회

2022-02-28 18:14
높은 구주매출·불투명한 성장성 등 실패 요인으로 꼽혀

[대명에너지]



수요예측 흥행에 실패한 대명에너지가 상장을 철회하기로 했다. 기업공개(IPO) 시장의 투심 악화보다는 높은 구주매출 비중, 향후 성장성에 대한 시장 참여자들의 회의적 전망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명에너지는 이날 대표 주관사 및 공동 주관사 등의 동의 하에 상장 철회신고서를 제출한다고 공시했다. 회사 측은 "최종 공모가 확정을 위한 수요예측을 실시했지만 회사의 가치를 적절히 평가받기 어려운 측면 등 제반 여건을 고려해 잔여 일정을 취소하고 철회신고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대명에너지는 코스닥시장 상장을 위해 지난 23일부터 이틀간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다만 수요예측 경쟁률은 이례적으로 낮은 한 자릿수를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명에너지의 주당 공모가 희망범위는 2만5000~2만9000원이었으나 다수 기관들이 참여하지 않거나 하단 이하의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상장 철회의 직접적 원인으로 거론되는 것은 공모 구조다. 대명에너지는 신주 277만주(62%), 구주 173만주(28%)로 총 450만주를 공모할 계획이었다. 구주매출 물량은 모두 서종현 대표를 비롯한 오너일가의 몫이다. 높은 구주매출 비중은 통상 IPO의 장애물로 지목된다. 상장으로 조달한 자금이 기업의 성장을 위해 쓰이기보다는 기존 주주에게 돌아간다는 인식 때문이다. 연초 IPO 일정을 철회했던 현대엔지니어링 역시 공모 물량의 75%를 구주매출로 채웠다. 

공모가 또한 시장 지위나 향후 매출 전망에 비교하면 지나치게 높았다는 평가다. 대명에너지는 지난 2019년  특수목적회사(SPC)인 영암태양광발전㈜로부터 '전남 영암 태양광발전 개발사업'을 수주하며 매출이 급증했다. 당시 수주 총액은 약 2911억5300만원에 달했다. 관련 매출은 2020년 1326억원, 2021년 3분기 310억원가량으로 각각 해당 기간 매출의 79.74%, 32.32%를 차지했다. 

다만 해당 사업을 발주한 영암태양광발전㈜의 지분 81%는 대명에너지가 보유하고 있다. 사실상 종속회사에 해당하지만, 2020년 재무제표에서는 연결 대상에서 제외된 상태다. 회사 측은 2020년 지분 19%를 사들인 한국남동발전과의 주주 협약에 따라 영암태양광발전㈜를 종속회사에서 공동회사로 분류했다고 설명했다. 영암 태양광발전 개발사업 관련 실적을 제외하면 대명에너지의 2020년 매출액은 약 1663억원에서 340억원가량으로 줄어든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태양광 발전소 건립이 마무리된 2021년의 경우 매출 성장세가 전년 대비 감소하고 있던 상황"이라며 "풍력발전 분야에서 시장점유율 6.9%로 민간 사업자 중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지만, 타 사업자들 역시 5~6% 수준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어 경쟁력에 의문점이 있던 것은 사실"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