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eye] 安사퇴 둘러싼 물밑거래 폭로전...루비콘강 건넌 野단일화

2022-02-24 00:00

국민의당 이태규 총괄선대본부장(가운데)이 2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달 초 안철수 대선 후보의 사퇴를 조건으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에게 합당 제안을 받았다'는 내용의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야권 후보 단일화' 과정을 두고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핵심 관계자들이 '맞불 폭로'에 나서면서 윤석열 후보와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가 더 어려워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상호 신뢰가 깨져 '후보 단일화'라는 고차방정식을 풀어나갈 동력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시작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폭탄 발언이 있었다. 이 대표는 23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하면서 "국민의당 관계자들이 안 후보 의사와 관계없이 우리 측 관계자에게 '안 후보를 접게 만들겠다' 등 제안을 해온 것도 있다"고 공개했다.
 
그는 "지금 와서 완전 안면몰수하고 안 후보가 저렇게 나오니까 당황한 듯 우리 쪽에 책임을 떠넘기려 하는 분들이 있다"며 "지금 굉장히 시끄럽게 떠드는 사람 중 하나인데, 조용히 하시길 기대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 발언은 단일화 무산과 관련해 제기되는 자신의 책임론에 대한 해명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내부 배신자' 발언에 국민의당은 발칵 뒤집혔다. 이태규 총괄선대본부장은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대표가 2월 초 자신에게 비공개로 안 후보 사퇴와 합당을 제안했다고 폭로했다.
 
그는 또 이 대표가 '윤 후보가 인사에 대한 주도권이 강하고 국무총리를 노리는 사람이 많아 공동 정부는 쉽지 않다' '윤 후보 측근들을 조심하라'는 조언을 해줬다고 전했다.
 
이 본부장은 "이 대표가 그때 제안한 내용을 보면, 안 후보에게 지속적으로 정치 도의에 어긋나는 비난과 공격을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오늘은 '배신자' 프레임으로 내부 이간계를 쓰는데, 이 대표의 진심은 무엇인가"라고 의문을 표했다.
 
그러면서 "안 후보를 주저앉히겠다고 제안한 당사자가 누구인지 즉시 밝혀 본인의 발언이 거짓이 아니라는 점을 국민께 말씀드려라"며 "만약 사실이 아니거나 무의미한 인사의 발언을 침소봉대한 것이라면 전형적인 정치공작으로 큰 책임이 뒤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이 대표도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 본부장의 폭탄 발언에 대해 "안 후보에 대한 배려와 우대를 밝힌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