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조, 중노위에 노동쟁의 조정 신청…'파업' 촉각

2022-02-04 18:04
중노위, 4일부터 열흘간 노사 중재 나서

삼성전자 노조가 2021년도 임금협상을 두고 본격적인 쟁의권 확보에 나섰다. 업계 안팎에서는 실제 파업까지 이어질지 촉각을 곤두세우는 상황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노조 공동교섭단은 이날 고용노동부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했다. 지난달 24일 사측이 노조에 제출했던 최종 임금협상안에 대해 진행한 투표가 끝내 부결된 데 따른 것이다.

오는 14일 이후가 노사 간 최대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노위는 노동쟁의 조정 신청을 받으면 사용자 위원과 근로자 위원, 공익위원으로 구성된 조정위원회를 꾸려 열흘간 노사 양측을 중재하기에 나선다.

다만 노사의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을 경우 중노위는 ‘조정 중지’를 결정하고, 이 경우 노조는 조합원 투표를 거쳐 합법적으로 파업할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하게 된다. 양측의 합의가 있으면 최대 15일의 조정기간 연장도 가능하다.

앞서 삼성전자 4개 노조로 꾸려진 공동교섭단은 사측에 연봉 1000만원 일괄 인상, 매년 영업이익 25% 성과급 지급, 성과급 지급 체계 공개 등을 요구해왔다. 하지만 사측은 노사협의회가 지난해 3월 정한 기존 임금인상분 7.5%를 고수해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실제 파업까지 이어질 경우 삼성전자가 창사 53년 만에 첫 파업을 하게 된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의 주력 사업 가운데 하나인 반도체는 한 번 공장을 멈추면 수율(결함이 없는 합격품의 비율)을 올리는 데 수주가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한편 삼성전자 노조 중 가장 규모가 큰 전국삼성전자노조는 지난달 투표가 부결된 데 대한 책임을 지고, 진윤석 위원장이 사퇴하면서 자리가 공석이 된 상황이다. 일단 노조는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 노조 공동교섭단 관계자는 "비상대책위원회가 꾸려졌기 때문에 이달 안에는 신임 위원장이 선출되지 않을까 싶다"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노동조합 공동교섭단 관계자들이 2월 4일 '삼성전자공동교섭단 2021년 임금교섭 노동쟁의 조정 신청서'를 전달하기 위해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를 방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