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석 "생각하는 사람이면 포퓰리즘 지지 못해"
2022-01-27 11:51
'생각 없는 유권자' 논란에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해달라"
최진석 국민의당 상임선대위원장은 27일 '생각 없는 유권자들이 그리는 웃지 못할 풍경'이라고 했던 자신의 발언에 대해 "'생각 없는'이라는 말을 써서 불쾌한 분들이 많았다"면서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해달라"며 유감을 나타냈다.
최 상임선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회의 모두 발언에서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포퓰리즘을 행하는 사람을 지지하지 못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전날 최 상임선대위원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현재 양강 대선구도과 관련, "나라가 나아가는 방향보다도 정치 권력에만 관심 있는 정치 지도자와 생각 없는 유권자들이 그리는 웃지 못할 풍경"이라고 평가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국민들을 폄훼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하는 최 상임선대위원장의 발언 전문이다.
“생각하는 유권자”
어제 저 때문에 소란스러우셨던 같습니다. 제가 “생각 없는 유권자”란 표현을 써서 불쾌한 분들이 많으셨습니다. 제가 만일 “생각”이란 것의 정체를 몰랐다면, 이렇게 쓰지 않았을 것입니다. 널리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물고기는 자신과 같이 놀던 친구가 낚시 바늘에 꿰어 물 밖으로 끌려 올라가는 것을 보고도 다시 물속으로 내려오는 낚시 바늘을 뭅니다. 생각이 없기 때문입니다. 생각하는 물고기라면, 낚시 바늘에 꿰어 친구가 끌려 올라가는 것을 본 다음에는 절대 낚시 바늘을 물지 않습니다. 생각이 행동을 교정하게 만듭니다.
자식에게 거짓말하지 말라고 가르친 부모가, 만일 생각이 있다면, 자식이 보는 앞에서 거짓말하는 사람을 지지하거나 추종하지 않습니다. 생각이 없는 부모라면, 자식에게 거짓말하지 말라고 가르쳤더라도, 자신은 거짓말하는 사람을 지지하고 추종합니다. 하느님을 믿는 사람은 무속과 미신을 따르지 않습니다. 교회에 다니면서도 생각이 없으면, 자신의 지지자가 무속으로 잡음이 있든 없든 상관하지 않습니다. 생각이 있으면, 자신이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자신을 다시 들여다보게 됩니다. 생각이 있는 사람이 측근 정치로 망한 정권을 본 적이 있다면, 자신의 지지자가 측근 정치를 시도할 할 때 바로 행동을 교정합니다. 생각이 없으면, 교정하지 못합니다. 생각하는 삶이 철저한 삶입니다. 보통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생각이 있으면, 대선 후보가 국가 비전을 가지고 있는지 없는지 자세히 살핍니다. 생각이 없으면, 국가 비전이 있든 없든 상관하지 않습니다.
포퓰리즘을 행하던 나라치고 망하지 않은 나라가 없습니다.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포퓰리즘을 행하는 사람을 지지하지 못합니다. 행동이 교정되기 때문이죠. 생각이 없는 사람이라면, 자신이 지지하는 사람이 포퓰리즘을 행하든 안 하든 상관하지 않습니다. 생각하지 않으면, 인격적으로 문제가 있든 없든, 도덕성이 있든 없든, 준비되었든 안 되었든, 아무것도 상관하지 않습니다. 생각하지 않으면, 행동이 교정되지 않고, 행동이 교정되지 않으면 진화나 진보는 불가능합니다. 왜 우리 사회가 20년째 멈춰있을까요? 교정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왜 교정되지 않을까요? 생각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게 나라냐?”와 “이건 나라냐?”가 반복되는 이유입니다.
정치는 속성상 다툼입니다. 생각이 있는 나라에서는 정치인들이 지지자들의 이익을 위해서 다투는데, 생각이 없는 나라에서는 지지자들이 정치인들의 이익을 위해 다툽니다. “생각이 없는 유권자”란 표현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습니다. 낮은 지지율을 유권자 탓으로 돌리는 정도의 경박함은 더욱 아닙니다. 만일 대한민국이 지금보다는 더 나아져야 한다고 믿으신다면, 우리 모두 생각을 시작해야 합니다. 눈 뻔히 뜬 채, 낚시 바늘을 다시 무는 물고기 신세는 면해야 합니다.